선생님이 죽었다.
“그래서 .. 은영씨(가명) 왜 이렇게 된 거예요?”
“과로사래요. 책상에서 엎드려 자다가 그만...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래요.”
학원에서는 선생님의 죽음을 숨기기에 바빴다. 특히나 학생들이 바쁜 시즌에 선생님은 9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하는 삶을 반복했다. 휴일은 두 번이었지만 다 온전히 쉬지 못하는 휴일이었다. 그렇게 선생님은 세상을 떠났다. 아직도 다크서클이 가득 내려온 채로 사무실에 앉아있던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이 날 때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 후로 어쩌면 나는 적당히와 타협을 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의 죽음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내게 강제로 주어지는 의무 중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들을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게 되었다. 돈보다 중요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은 바로 그 시점부터였다.
과로를 주입하는 사회
성과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은 마치 개인에게 관대한 자유를 부여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실상 그 이면에서는 매우 확실한 목표를 제시한다. 그들이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