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럼프를 당선시켰다고? | <거대한 해킹>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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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개인정보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 2019년 작.  페이스북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브렉시트 운동과 트럼프 선거운동에 불법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보다 정확히는 CA를 고발하고 끝내 폐업시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크 주커버그를 의회 청문회에 세우는 데까지 성공한) 시민, 기자, 내부고발자들의 행보를 동행 관찰한 다큐멘터리다.
출처 : 넷플릭스
2014년에 개봉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고발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티즌포>와 전체적으로 유사하게 구성됐다. 둘 다 IT, 데이터, 감시와 같은 키워드를 주제로 한 것도 유사하다. <시티즌포>는 스노든이 내부고발을 결심한 직후부터 쭈욱 동행하면서 그의 행보를 다뤘는데, <거대한 해킹>이 약간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 동행대상이 여럿이라는 점이랄까.

먼저 시민. 이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사람이다. 데이비드 캐롤이라는 사람이 우연히 페이스북의 한 앱에서 자기 데이터를 써먹을 수 있다는 약관을 발견하고서는 "내 데이터를 어떻게 썼는지 보여달라"면서 CA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 다음은 기자.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옵저버>지 기자 캐롤 캐드월래어가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사건이 커지자 내부고발자가 나온다. CA의 임원급이었던 브리트니 카이저다. 이렇게 3주체가 함께 또 따로 CA를 폭로하는 여정에 촬영팀이 결합해 동행한다. 요컨대 '데이터-해킹'보다는 '폭로-공론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라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출처 : <거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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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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