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중간정산] 당신들은 그래도 SKY 나왔잖아요
노을이 물들어가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광화문을 걷다가 인상적인 장면과 마주쳤다. 오토바이 배달 청년이 신호등 빨간불에 걸려 잠시 한숨 돌리는 모습이었다. 모두가 쌩쌩 달리는 와중에 주어진 잠깐 동안의 휴식 시간. 온 몸에 묻어 나오는 피로함이 몇 발짝 떨어져 있는 나에게도 생생히 전해졌다. 담배라도 한 개피 꺼내 물었으면 조금이나마 피곤을 풀었으려나, 그러기엔 빨간불에서 초록불까지의 시간이 너무 짧다. 신호가 바뀌고 오토바이는 이내 다시 달리기 시작해서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먹고 산다는 게 이토록 고달픈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회사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종종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어찌 보면 내가 더 힘들게 살았네, 네가 덜 힘들게 살았네, 라면서 '지난날의 고난 대결'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대화들이다. 별 의미없는 대결의 시작은 반지하에 살던 경험담부터다. 창문도 없는 좁은 지하방에서 살던 무렵 여름 장마 때 물이 새서 하마터면 잠자리에서 익사할 뻔한 경험. 이어서 지갑에 단돈 백 원이 모자란데 어디 빌릴 데도 없어 눈 앞의 컵라면 하나를 사지 못해 주린 배를 움켜쥐던 설움을 토로하고. 이에 질새라 생일날마저도 하루종일 알바를 하고서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에 홀딱 젖어 빗물인지 눈물인지를 뚝뚝 흘렸던 때의 기억을. 급기야는 평생을 해도 질리지 않는다는 군대 이야기까지 소환하고야 마는데. 이런 데서 지기 싫다는 듯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펼쳐낸다. 이기더라도 이긴 게 아닌, 지더라도 지는 게 아닌 이상한 대결의 장이다.
그래도 우린 지금은 어엿한 회사원이 돼서 밥벌이를 하고 살잖아? 그건 그렇죠. 힘들었던 시절은 흘러간 옛 추억이라며 이제 웃으며 이야기하고, 나 때는 말이야, 를 입에 달고 사는 아저씨들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런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20대 청년 비정규직 K가 입을 열었다.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거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한참 후에서야 한다.
"다...
회사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종종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어찌 보면 내가 더 힘들게 살았네, 네가 덜 힘들게 살았네, 라면서 '지난날의 고난 대결'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대화들이다. 별 의미없는 대결의 시작은 반지하에 살던 경험담부터다. 창문도 없는 좁은 지하방에서 살던 무렵 여름 장마 때 물이 새서 하마터면 잠자리에서 익사할 뻔한 경험. 이어서 지갑에 단돈 백 원이 모자란데 어디 빌릴 데도 없어 눈 앞의 컵라면 하나를 사지 못해 주린 배를 움켜쥐던 설움을 토로하고. 이에 질새라 생일날마저도 하루종일 알바를 하고서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에 홀딱 젖어 빗물인지 눈물인지를 뚝뚝 흘렸던 때의 기억을. 급기야는 평생을 해도 질리지 않는다는 군대 이야기까지 소환하고야 마는데. 이런 데서 지기 싫다는 듯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펼쳐낸다. 이기더라도 이긴 게 아닌, 지더라도 지는 게 아닌 이상한 대결의 장이다.
그래도 우린 지금은 어엿한 회사원이 돼서 밥벌이를 하고 살잖아? 그건 그렇죠. 힘들었던 시절은 흘러간 옛 추억이라며 이제 웃으며 이야기하고, 나 때는 말이야, 를 입에 달고 사는 아저씨들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런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20대 청년 비정규직 K가 입을 열었다.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거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한참 후에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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