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돌봄 이야기
어쩌다 보니 사회적 돌봄의 선봉대에서 생활한 지 어영부영 만 4년, 5년째 접어들었다. 쓸데없이 비장한 마음으로 첫발을 들였고 정말 얼마 못 가서 돌봄 노동의 현실을 체감하고 자존심에 큰 스크레치가 생겼다. 그런 상태로 1년 반 정도를 일하고 자괴감이 들었고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J를 만나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만 2년째 J를 돌보며 열악한 돌봄 환경에서 젊은 피를 수혈하며 사회적 기여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암 그렇고 말고. 나는 이제 내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너무도 깊게, 너무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나갔나? 그러나 그동안 현장 실전을 통해 알게 된 확실한 것은 돌봄 노동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중요한 일이며 꼭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이니 나도 내 일에 대해 자긍심은 아닐지라도 부끄러움은 없어졌다.
여기서 내가 돌봄 노동자로 처음 살게 되면서 느꼈던 감정들(비장한 마음, 마상, 자괴감)을 잠시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 비장한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사실 이 일을 시작한 건 돈이 필요했던 이유가 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경제활동은 당연한 것이므로. 그럼에도 내 심장 한쪽 구석에선 장애인에 대한, 정확히 말하면 사회약자에 대한 연민이 가득해서 얼마든지 식지 않을 뜨거운 마음으로 이들을 케어할 수 있을 것 같은 비장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깨닫게 된 것은 이 일은 보통의 인간애를 가진 사람이 철저한! 혹은 가벼운 직업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