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중간정산] 이케아 가구 조립 따위가 뭐 어렵다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왔던 때. 1월의 한겨울인지라 이삿날은 무척 추웠다. 그런데 이삿짐센터 직원들은 굉장했다. 우리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서도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데 그들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일하는 게 아닌가. 이삿짐을 나르는 일이 아니었다면 유도나 레슬링을 했을 것 같은 다부진 몸매의 청년들. 말투를 들어보니 한국 사람은 아닌 듯했다. 같이 일하던 한국인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몽골에서 온 젊은이들이라고 했다. 그제야 포장이사 업체 계약할 때 매니저 아재와 나눴던 대화 일부가 떠올랐다.
"선생님, 그거 아세요? 요새 식당은 조선족 아주머니들이, 이사 업계는 몽골 총각들뿐입니다."
"그럼 한국 사람들은요?"
"에이, 우리나라 애들은 이런 일 안 하려고 해요."
그들의 선조들이 어떻게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는지 증명이라도 하듯 몽골 청년들은 힘이 좋았다. 적어도 어른 둘은 들러붙어야 겨우 들 수 있었던 기다란 카페 테이블을 한 손으로 들어 옮기고 책으로 가득 찬 무거운 박스를 양손에 하나씩 쥐고서 성큼성큼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 심지어 제법 큰 양문형 냉장고를 혼자서 등에 지고 오는 걸 보면서는 이게 진짜인가 싶어 괜히 두 눈을 비볐다. 비단 힘만 좋은 게 아니었다. 커튼과 블라인드며 가구까지, 조립해서 쓰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해놓고 복잡해 보이는 전선과 전등 연결까지 척척 해냈다. 한국인 노동자들이 아니라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다.
이사가 얼추 끝나고 마지막으로 남은 건 거실 소파였다. 우리 부부가 집 안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곳, 이케아에서 산 ㄴ자 4인용 소파. 이번에 패브릭 커버를 갈아 씌우기로 해서 이건 조립하지 말고 대충 거실 한 구석에 놓아달라고 했다. 그동안 쓰던 베이지색 커버를 벗기고 겨울이니까 크리스마스 기분도 낼 겸 빨간색 커버를 씌워 놓을 셈이었다. 처음에 조립할 때 내가 혼자서 했으니 이번에도 딱히 어렵진 않겠지.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후 혼자서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의 대미를 장식하...
"선생님, 그거 아세요? 요새 식당은 조선족 아주머니들이, 이사 업계는 몽골 총각들뿐입니다."
"그럼 한국 사람들은요?"
"에이, 우리나라 애들은 이런 일 안 하려고 해요."
그들의 선조들이 어떻게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는지 증명이라도 하듯 몽골 청년들은 힘이 좋았다. 적어도 어른 둘은 들러붙어야 겨우 들 수 있었던 기다란 카페 테이블을 한 손으로 들어 옮기고 책으로 가득 찬 무거운 박스를 양손에 하나씩 쥐고서 성큼성큼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 심지어 제법 큰 양문형 냉장고를 혼자서 등에 지고 오는 걸 보면서는 이게 진짜인가 싶어 괜히 두 눈을 비볐다. 비단 힘만 좋은 게 아니었다. 커튼과 블라인드며 가구까지, 조립해서 쓰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해놓고 복잡해 보이는 전선과 전등 연결까지 척척 해냈다. 한국인 노동자들이 아니라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다.
이사가 얼추 끝나고 마지막으로 남은 건 거실 소파였다. 우리 부부가 집 안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곳, 이케아에서 산 ㄴ자 4인용 소파. 이번에 패브릭 커버를 갈아 씌우기로 해서 이건 조립하지 말고 대충 거실 한 구석에 놓아달라고 했다. 그동안 쓰던 베이지색 커버를 벗기고 겨울이니까 크리스마스 기분도 낼 겸 빨간색 커버를 씌워 놓을 셈이었다. 처음에 조립할 때 내가 혼자서 했으니 이번에도 딱히 어렵진 않겠지.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후 혼자서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의 대미를 장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