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드라마 “더 베어”와 오랫동안 기다려온 요식 업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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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0

 By 사루 자야라만(Saru Jayaraman)
FX의 드라마 “더 베어”의 카멘 ‘카미’ 베어제토 역의 제레미 엘런 화이트. 출처: 뉴욕타임스

경고: 이 기사는 훌루(Hulu)의 TV 시리즈 “더 베어(The Bear)”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호평을 받고 있는 훌루의 드라마 “더 베어”(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의 세 번째 에피소드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시카고에 있는 비프샌드위치 전문점을 경영하는 야심찬 오너 셰프 카미는 수셰프(부 주방장) 시드니와 함께 힘든 일과를 마치고 옥상에서 한숨 돌리고 있던 와중에 이런 항의를 받는다.

“여기는 우리가 일했던 다른 레스토랑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드니는 혹독한, 때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한 근무 환경에서 일해 본 수많은 주방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다른 식당과 달라지려면, 우리는 (이 식당을)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말을 잇는다.

“셰프님은 제대로 듣지를 않는데…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는 서로가 경청하려는 노력을 해야 해요.”

“더 베어”에는 레스토랑에서 일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요소가 무척 많다. 카미가 물을 마실 때 쓰는 1리터(L)짜리 플라스틱통 같은 세세한 소품부터,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며 동료들과 농담하는 장면이나, 주방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나 화상으로 생긴 흉터를 서로 비교해 보는 장면 같은 것들 말이다. 또, 이 드라마는 일에서 받는 끊임없는 압박에 못 이겨 일부 직원들이 약물에 손을 대거나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을 정밀하게 그린다. 악쓰는 소리와 괴롭힘, ‘유해한 남성성’이 만연하며 열악한 처우로 감당하기 버거운, 과중한 업무에 짓눌린 레스토랑 직원들이 그저 일에 대한 자부심 하나만으로 내일도 또다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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