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빈곤과 범죄의 악순환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1/17
없는 전과를 만드는 주거부정 
전과가 쌓이고 징역이 쌓이고
교도소를 나오면 갈 곳이 없는

앞선 글에서 홈리스이기 때문에 구속되는 문제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번 글에선 홈리스이기 때문에 받는 또 다른 차별과 범죄의 악순환을 살펴보겠습니다. 

주거부정은 없는 전과를 만들기도 합니다. 가령 쓰레기 투기나 노상방뇨, 구걸, 음주소란, 무단출입 같은 아주 경미한 범죄의 경우 대부분 경찰이 확인한 뒤 집으로 범칙금 통지를 합니다. 법에도 이런 경우 체포를 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범칙금을 내면 끝이죠. 범칙금은 법에 따른 형이 아니기 때문에 전과가 남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주거부정은 말이 달라집니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에는 체포가 가능합니다. 거기다 범치금 납부와 관련된 내용을 경찰이 통고하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뭐 보낼 집 주소가 없다는 이유지요. 그리고는 통고처분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사람과 동일하게 취급해서 즉결심판을 청구하도록 경범죄처벌법에 나와 있습니다.(경범죄처벌법 7조와 9조) 결국 주거부정인 사람은 아무리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도 즉결심판에 회부될 수밖에 없습니다. 범칙금은 형법에 따라 형의 종류에 포함되지 않지만 즉결심판에 의해 부과되는 벌금은 형에 포함됩니다. 집이 없어서 전과자가 되는 거죠. 
   
거기다 경미한 범죄, 즉 무전취식이나 소액 사기 같은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가 영장발부와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홈리스의 경우 합의할 돈도 없고 합의를 도와줄 가족도 없죠. 단 몇 만원, 몇 십만 원이면 합의가 되는데 그게 되질 않으니 영장이 발부되고, 재판을 거치고 실형을 삽니다. 벌금이 나와도 낼 돈이 없으니 그냥 노역을 살고 나옵니다. 노역하러 교도소에 가도 그곳이나 밖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한국강사신문
형이나 노역을 살고 나오면 다시 절도나 사기를 저지릅니다. 홈리스의 사기라는 게 누굴 속여 돈을 뺏는 게 아니라 자기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게 해주고 얼마의 ...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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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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