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3
안녕하세요 재경님. 제 페이스북에서 괜히 불쾌감을 느끼신 점은 저도 죄송하네요. 댓글 단 분은 저도 알고 지내는 분인데, 표현이 좀 거칠긴 했지만 불쾌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재경님이 여기 남겨주신 글을 읽고, 그리고 제 페북에서 오갔던 가벼운 설전을 보면서 문득, 질풍노도같던 20대 시절 키보드 워리어로 살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천성적으로 토론을 즐기는 편인데(대학교 때 토론대회 나가서 상도 받았는데 말이죠!), 오랫동안 기자로 일하다보니 사실 토론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더군요. 그러다보니 토론 스킬도 줄어들고, 키보드 위에서 날렵했던 손가락은 어느새 무뎌지고...그렇게 가는거겠죠(숙연).
여하튼, 왕년의 키보드 워리어로서 재경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기분좋고 상대도 기분좋은 글쓰기와 말하기를 합시다"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좀 갸웃했습니다. 사실 제 일천한 경험으로는 토론은 대개 기분좋게 끝나는 법이 없기 때문이죠. alookso가 안전한 공론장을 지향하지만, 아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안전한 공론장=기분좋은 토론을 보장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토론은 나와 다른 입장을 가진 이와의 부딪히며 시작되는 것이며, 그 입장이 토론을 통해 좁혀지거나 어떤 합의에 이르는 순간은 드물고 귀한 것 같습니다. 저도 수없이 많은 헛된 토론을 하며 "이 짓을 왜 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죠. 그래도 토론은 또 재밌고 즐거운 일이기...
재경님이 여기 남겨주신 글을 읽고, 그리고 제 페북에서 오갔던 가벼운 설전을 보면서 문득, 질풍노도같던 20대 시절 키보드 워리어로 살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천성적으로 토론을 즐기는 편인데(대학교 때 토론대회 나가서 상도 받았는데 말이죠!), 오랫동안 기자로 일하다보니 사실 토론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더군요. 그러다보니 토론 스킬도 줄어들고, 키보드 위에서 날렵했던 손가락은 어느새 무뎌지고...그렇게 가는거겠죠(숙연).
여하튼, 왕년의 키보드 워리어로서 재경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기분좋고 상대도 기분좋은 글쓰기와 말하기를 합시다"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좀 갸웃했습니다. 사실 제 일천한 경험으로는 토론은 대개 기분좋게 끝나는 법이 없기 때문이죠. alookso가 안전한 공론장을 지향하지만, 아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안전한 공론장=기분좋은 토론을 보장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토론은 나와 다른 입장을 가진 이와의 부딪히며 시작되는 것이며, 그 입장이 토론을 통해 좁혀지거나 어떤 합의에 이르는 순간은 드물고 귀한 것 같습니다. 저도 수없이 많은 헛된 토론을 하며 "이 짓을 왜 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죠. 그래도 토론은 또 재밌고 즐거운 일이기...
우선 "토론"에 대한 생각들 잘 읽었습니다. 대체로 끄덕 때로는 갸웃이었는데, 아래 재경님의 지적이 제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이의", "반론", "문제의 제기"가 있어야 토론이 좋아지지요. 그러나 그것이 "비난일색", "폄하", "조롱", 힐난가득", "혐오"가 되면 규칙의 경기장을 벗어난 일이 되겠지요. 저도 이번일은 실수가 되었든, 과잉이 되었든 태도로서 규칙의 위반이라 동감한 것입니다.
한국에서 토론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유는 토론의 콘텐츠보다 태도와 톤에 따른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고, 때로는 "우윌감"과 "자격지심"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 어떤 방법으로 궤도 수정을 할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날카롭고, 거친 표현이 "엣지"와 "힙"함으로 다가 올 수는 있지만, 적어도 토론의 운동장에서는 서로의 존재에 대한 존중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에디터님의 "안전한 토론장=기분 좋은 토론장"이 아니라는 규정에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토론의 평가와 측정이 "기분"으로 표현되는 것 자체가 동의 어렵습니다. 토론에 "기분"이 개입이 되는 순간, 토론은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탕질 같은 무례한 댓글에 대한 비판을 마치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으로 측정하는 것 자체가 자칫 무례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분과 감정을 느끼고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한다면 문제겠지만, 한숨 돌리고 "문제 제기"를 "기분탓"으로 이야기한다고 오해가 되는 지점입니다. 토론 끝에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토론의 목적이 "무조건 이기기"위함이거나, 아직 걷어내지 못한 "우월감"이라는 자의식의 분함이 아닐까요?
"안전한 토론장=규칙이 지켜지는 토론장"이면 됩니다. 기분, 감정의 문제를 떠나, 대응의 수위가 통상적, 관례적 질서와 예의를 벗어났다면 지탄받는 것이겠지요. 또한 일방통행, 자신의 질문만 던지고, 무반응으로 무시하는 것 또한 꼼수와 반칙이라 생각합니다.
자칫 "말꼬리 투정"이 될 수도 있지만, 표현에 반대의 의견이 있어 남겨 봅니다. 좋은 토론 늘 고민해 보아요.
어.. 사실 해당 덧글에서 권 에디터님이 '토론'이라는 단어로 덧글을 써주신 거에 전 먼저 의아..했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전 만약 토론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자리라면, 본문에 작성해둔 것처럼 제 자신을 발전/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는 있어도 싫어하지 않고 피하지 않으며, 상대를 기본적으로 존중합니다(이와 별개로, 당시 덧글에도 죄송하다고 써둔 이유는 작성해두고 나니 에디터님 지인이시겠구나,싶었습니다.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으니까요 제가).
어쩌면 토론이라는 대전제에 대한 인식 차이일 수 있겠으나, 이미 원 덧글 자체가 토론의 목적이 아니라 세대에 대한 판단 및 비난이 목적이라고 전 받아들여졌고, 따라저 저의 첫 덧글 역시 '불쾌하다'를 드러내는게 목적이었습니다. 부모 세대만큼 못살 거라는 계산 이전에, 이미 실제로 취업전선에 허둥대는 수많은 선후배와 동기, 지인을 목격하고, 제 자신도 대학원생으로서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인데, 같이 세대로 묶여서 매운맛을 더 봐야 한다는 얘기는, 만약 근거가 완벽해서 사실이어도 기분 나쁜 얘기였습니다.
제가 제 20대 초반을 생각하면 진짜 많이 싸우고 다녔구나 느끼듯이, 지금 모습을 나중에 제가 보면 권 에디터님의 답글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토론은 갈등을 수반한다는데 다시 한번 공감하고, 그래도 한번 검토해보며 또 발전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어.. 사실 해당 덧글에서 권 에디터님이 '토론'이라는 단어로 덧글을 써주신 거에 전 먼저 의아..했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전 만약 토론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자리라면, 본문에 작성해둔 것처럼 제 자신을 발전/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는 있어도 싫어하지 않고 피하지 않으며, 상대를 기본적으로 존중합니다(이와 별개로, 당시 덧글에도 죄송하다고 써둔 이유는 작성해두고 나니 에디터님 지인이시겠구나,싶었습니다.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으니까요 제가).
어쩌면 토론이라는 대전제에 대한 인식 차이일 수 있겠으나, 이미 원 덧글 자체가 토론의 목적이 아니라 세대에 대한 판단 및 비난이 목적이라고 전 받아들여졌고, 따라저 저의 첫 덧글 역시 '불쾌하다'를 드러내는게 목적이었습니다. 부모 세대만큼 못살 거라는 계산 이전에, 이미 실제로 취업전선에 허둥대는 수많은 선후배와 동기, 지인을 목격하고, 제 자신도 대학원생으로서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인데, 같이 세대로 묶여서 매운맛을 더 봐야 한다는 얘기는, 만약 근거가 완벽해서 사실이어도 기분 나쁜 얘기였습니다.
제가 제 20대 초반을 생각하면 진짜 많이 싸우고 다녔구나 느끼듯이, 지금 모습을 나중에 제가 보면 권 에디터님의 답글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토론은 갈등을 수반한다는데 다시 한번 공감하고, 그래도 한번 검토해보며 또 발전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우선 "토론"에 대한 생각들 잘 읽었습니다. 대체로 끄덕 때로는 갸웃이었는데, 아래 재경님의 지적이 제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이의", "반론", "문제의 제기"가 있어야 토론이 좋아지지요. 그러나 그것이 "비난일색", "폄하", "조롱", 힐난가득", "혐오"가 되면 규칙의 경기장을 벗어난 일이 되겠지요. 저도 이번일은 실수가 되었든, 과잉이 되었든 태도로서 규칙의 위반이라 동감한 것입니다.
한국에서 토론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유는 토론의 콘텐츠보다 태도와 톤에 따른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고, 때로는 "우윌감"과 "자격지심"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 어떤 방법으로 궤도 수정을 할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날카롭고, 거친 표현이 "엣지"와 "힙"함으로 다가 올 수는 있지만, 적어도 토론의 운동장에서는 서로의 존재에 대한 존중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에디터님의 "안전한 토론장=기분 좋은 토론장"이 아니라는 규정에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토론의 평가와 측정이 "기분"으로 표현되는 것 자체가 동의 어렵습니다. 토론에 "기분"이 개입이 되는 순간, 토론은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탕질 같은 무례한 댓글에 대한 비판을 마치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으로 측정하는 것 자체가 자칫 무례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분과 감정을 느끼고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한다면 문제겠지만, 한숨 돌리고 "문제 제기"를 "기분탓"으로 이야기한다고 오해가 되는 지점입니다. 토론 끝에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토론의 목적이 "무조건 이기기"위함이거나, 아직 걷어내지 못한 "우월감"이라는 자의식의 분함이 아닐까요?
"안전한 토론장=규칙이 지켜지는 토론장"이면 됩니다. 기분, 감정의 문제를 떠나, 대응의 수위가 통상적, 관례적 질서와 예의를 벗어났다면 지탄받는 것이겠지요. 또한 일방통행, 자신의 질문만 던지고, 무반응으로 무시하는 것 또한 꼼수와 반칙이라 생각합니다.
자칫 "말꼬리 투정"이 될 수도 있지만, 표현에 반대의 의견이 있어 남겨 봅니다. 좋은 토론 늘 고민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