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습관, 2화: DAR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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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앞서 언급한 롤링스톤의 기사는 "조니 뎁은 술과 마약에 취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결혼 생활은 파탄이 났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 뎁은 왜 허드에게 소송을 걸었고, 어떻게 이길 생각이었을까?

이미 내려진 판결에 따르면 둘 사이의 일은 "쌍방 과실(mutual abuse)"이라고 하지만, 복스(Vox)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뎁이 다르보(DARVO) 전략을 구사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다르보란 '(사실을) 부인하고, 공격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꾸는(Deny, Attack, and Reverse Victim and Offender)'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폭력, 성범죄 등의 혐의가 있는 남성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입증하는 대신 "사실은 내가 피해자"라며 상황을 뒤집어 오히려 여성을 공격하는 전략이다. 즉, 이미 영국 법원에서 폭력 사실을 인정한 뎁이 미국의 법원에서는 거꾸로 피해자가 되어 허드를 공격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인기를 끌어온 조니 뎁과 달리 이름이 막 알려지기 시작한 앰버 허드가 뎁이 요구한 금액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뎁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뎁이 건 소송은 '아내를 때리는 사람(wife beater)'라는 오명을 떨치고 허드를 '응징'하는 데 목적이 있는 소송이라고 해석한다.
조니 뎁과 그의 변호팀은 언론에 공개되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재판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대적인 여론전을 구사했다. 복스는 가디언의 보도를 인용해 조니 뎁의 변호팀이 소셜미디어 봇(bot)을 사용해서 허드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끌어낸 흔적을 찾아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완벽하게 작동했다. 한 변호사는 "유명한 사건들을 많이 봤지만 (대중의) 이렇게 엄청난 반응은 본 적이 없다"라고 했을 만큼 철저하고 일방적인 마녀사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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