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넘어 가석방되는 이석기 전 의원과 ‘종북몰이’ 체제
2021/12/24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무려 8년이 넘는 옥살이 끝에 드디어 감옥에서 나온다.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오게 됐으니 기쁘고 반갑기 그지없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구속될 이유가 없었다. 그에게 들씌워진 죄목들은 전부 터무니없었다. 처음에는 그가 진보적 가치를 말하면서 뒤로 선거부정과 사업비리를 저지른 엄청난 위선자라고 했다. 사실이 아니었다.
다음에는 그가 내란음모로 총으로 무장해 국가를 전복하려고 했다고 했다.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자 이제 그가 말로써 ‘내란을 선동’했다고 했다. 사실도 아니었지만 단지 말 몇 마디 했다고 처벌이라니? 그러나 이 나라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하고 종북몰이가 내면화된 나라였기에 그런 낙인, 혐오, 편견은 한 사람을 무려 10년형으로 감옥에 가둘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은 박근혜 정부 때 벌어진 일이다. 김기춘이 앞장서고 국정원이 중심이 된 박근혜 정부는 ‘종북몰이’가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그 시절은 조금이라도 여지만 생기면 ‘종북’ 딱지가 붙던 공포스러운 시대였다. ‘종북’ 딱지가 붙은 사람은 ‘불가촉천민’이 됐고, 너도나도 같이 크고 작은 돌을 던졌다.
특히 2013년의 그 절정기에는 조중동, 한겨레-경향, 박근혜당, 민주당, 지식인들, 심지어 많은 진보좌파까지도 이석기 의원과 그 동료들(이정희 대표 등)을 비난하며 거리를 두고 선을 그었다. 국회에서 진보정당까지 동참해서 이석기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던 시절이었다.
그 동료들도 잡혀갔고, 그들의 집에는 누가 페인트로 ‘간첩’이라고 낙서를 했고, 가족들은 이웃에게 눈총을 받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도 주눅들었다. 이석기 의원이 속해 있던 통합진보당도 강제해산 당했다. 박근혜 정부가 촛불로 쫓겨나면서 이제 ‘종북몰이’는 같이 무너졌을까?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반세기 동안 만들어진 훨씬 더 뿌리깊고 내면화된 프레임이고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화문에서 매주 ...
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