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 이후 5년… 나는 ‘캠핑장’에 갇혔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수상한 시절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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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7
“이 계란찜은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그가 너스레를 떨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는 크게 웃는 법이 없다. 입을 반도 벌리지 않고,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을 뿐이다. 그가 언제부터 ‘웃음 없는 사람’이었는지는 모른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때부터 그는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니, 웃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계란찜은 그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경기 포천시, 영평천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캠핑장. 텐트 안에서 그가 해주는 밥을 먹으니 정말 캠핑이라도 온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캠핑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지금은 이 텐트가 그의 집이다. 그의 피난처이기도 하고, ‘병원’이기도 한 곳. 만 2년 3개월째, 그는 여기 혼자 머물고 있다.

“제일 힘든 게 소음이에요. 조금만 시끄러우면 집중이 안 되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니까.”

정신질병 산업재해 피해자.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공익신고자. 모두 최홍범(50, 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에서 관용차 운전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그는 ‘운전대를 잡지 못하는’ 운전원이었다. 5년 반 전 그날, 1분 30초짜리 뉴스 한 꼭지가 세상에 보도된 날부터 그의 운명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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