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21)] 특수학교 부지 하나쯤은 특목고로 바꿔도 되잖아요?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4/06
아, 진짜 또 저런 인간이 후보로 나왔단 말이야? 
   
뉴스 기사를 읽다가 짜증이 확 올라왔다. 성동구에 특수학교를 신설하겠다는 행정예고까지 있었는데 어떤 국회의원 후보가 그곳에 특목고를 유치하겠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단다. 8년 전, 강서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엔 특수학교가 들어서겠다고 한 부지에 한방병원을 설립하겠다는 후보가 있었다. 주민토론회에서 무릎을 꿇고 울던 엄마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장애인은 언제나 후순위다. 언제나 그렇다. 당장 오늘 탔던 전철역을 떠올려보라. 장애인들이 힘겹게 투쟁할 때 그들을 가장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설치 후엔 가장 먼저 혜택을 본다. 힘겹게 투쟁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항상 20분 정도 지각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면 사람들에 치여서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타야 하기 때문이다. 고장도 그렇게 자주 난다. 그럴 때면 친구는 전역이나 다음 역으로 이동해서 거기서부터 열심히 바퀴를 굴리며 온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막내를 유모차에 태워서 전철을 탔다. 사람들이 먼저 타고 유모차를 밀고 내가 탔다. 조금만 비켜주면 내 뒤에 있던 전동휠체어도 탈 수 있었다. 같이 갈 수 있을 거 같은데요라는 말에 누군가가 아니라고, 저 사람도 나중에 오는 게 속 편할 거라며 휠체어는 다음에 타라고 외친다. 요즘은 전철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 휠체어 등 안전상의 문제로 그렇다. 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한참 열려있는데도 사람들은 휠체어를 위해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인류애가 사라진다.
   
느린 아이를 위해 아이가 입학하자마자 학교 운영위원을 신청했다. 운영 회의가 열리는 날 안건을 살펴봤다. 3학년에 재학 중인 특수학급 학생 4명이 생존 수영을 간다고 적혀있다. 공개수업 날 내 눈에 한 아이가 계속 들어왔었다. 착석이 안 돼서 계속해서 돌아다니던 아이. 몸집은 나보다 2배 컸던 아이. 내 옆에 와서 나한테 기대며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매일 글을 업로드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글이 안 올라오는 날엔 아이들을 돌보냐고 시간을 못내서 그렇습니다.
24
팔로워 12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