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에서 좌파 보리치의 역사적인 승리
2021/12/21
어제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연합 후보인 보리치가 당선된 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다. 사실 지난 두달 전 1차투표에서는 극우 카스트 후보가 1위를 하면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카스트는 범죄를 빌미로 강력한 치안을 강조하며 반이민 선동을 하고, 여성부 폐지와 낙태 금지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강력한 신자유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후보였기 때문이다.
50%도 안되는 낮은 투표율 속에서 카스트가 1위를 차지하고, 보리치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자, 이러다가 칠레가 국제적인 진보의 견인차에서 반동의 신호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고와 걱정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선투표를 앞두고는 카스트의 극우적 성격에 대한 대중적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다시 투표율이 크게 올라갔고 결국 보리치가 넉넉하게 승리하는 기분좋은 역전이 일어났다.
이로써 칠레는 다시 국제적 좌파의 희망으로 우뚝 섰고, 최근 계속된 ‘핑크타이드2.0’(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 정부 집권의 흐름)을 더 강력하게 뒷받침하게 됐다. 이것은 칠레의 노동자, 여성, 사회적 소수자들의 승리이고 전세계 피억압 민중의 승리다. 보리치는 2011년의 거대한 학생투쟁 속에서 등장해서 2014년에 이미 하원의원으로 활약했던 청년 좌파 정치인이고 아옌데의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말하는 급진좌파이다.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는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타협적 발언을 하고 중도적 인사들을 영입해 일부 극좌파들의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의 포지션은 민주적사회주의나 좌파적 사회민주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 보리치의 집권은 먼저 국제적 신자유주의의 출발점이던 칠레에서 그것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자유'롭게 등장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신자유주의는 (미국의 ...
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