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아서 겼다. 상대방이 두려워서 그 사람의 요구를 먼저 수용했다. 작년에 이 성격을 고치게 됐다. 임차인과 벌어진 명도 소송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 가족 소유 부동산을 10년 넘게 빌린 사람이었다. 임대차 기간만 놓고 보면 우리 둘의 관계가 좋아 보이겠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작년까지 나는 매년 구청으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임차인이 무단 설치한 시설물을 특정 시점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부동산 소유자인 우리 가족이 벌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청의 경고가 있을 때마다 임차인과 상의를 했다. 자신이 잘 처리하겠다는 임차인의 답변에 나는 매번 물러섰다. 그는 개선의 여지를 공무원에게 읍소하였다. 구청도 그때마다 벌금 부과 시점을 유예했다. 하지만 작년에 그의 기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점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