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와 바가지 속 봄꽃 축제

이응상
이응상 · 복잡한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 알린다.
2024/04/04
2013년 봄에 찍었던 경남 합천의 황매산 철쭉 (본인 사진)
우리 강토는 너무나 살풍경(殺風景)하다. 어디를 보나 빨간 산이고, 봄이 되어도 꽃으로 장식된 산야(山野, 산과 들)를 구경하기가 힘이 든다. (중략) 방안에 꽃을 꽂아두는 마음, 뜰 가운데 화초를 심는 마음을 좀 더 넓혀서 어디서나 꽃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볼 생각이 났으면 한다. (중략) 수도 서울에 좀 더 많은 꽃나무를 심어서 시민들이 다 같이 꽃구경을 하면서 봄 공기를 호흡할 수 있었으면 한다. - <봄과 꽃과 市民(시민)> (조선일보, 1959.4.5.)

* 살풍경하다 : 풍경이 보잘것없이 메마르고 스산하다. (표준국어대사전)


1959년 4월 5일에 나온 조선일보의 기사 속 일부다. 봄만 되면 누구나 꽃, 풀, 나무를  떠올린다. 지난겨울 차가운 공기와 얼어붙은 땅, 눈만 보았으니, 얼마나 이 계절이 반가웠을지 짐작이 간다.

봄꽃이 피어날 때쯤 각지에서 축제가 열린다. 경남 창원의 진해군항제 등 벚꽃 축제, 합천과 산청의 황매산 철쭉제, 전남 구례의 산수유 꽃축제 등등… 이 계절에 꽃 축제를 검색하면 다양한 지역을 찾을 수 있다.
구글에서 봄꽃 축제를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2024년 4월 4일 화면 갈무리)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기후위기는 분위기마저 바꿔놨다. 봄꽃이 피는 시기가 지역마다, 온도마다 둘쑥날쑥해졌다.

봄이 되면 지자체들은 봄꽃 축제를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그러나 최근 개화 시기의 변덕이 심해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어느 해는 꽃이 너무 늦게 펴서, 어느 해는 너무 일찍 펴서 문제입니다. 올해는 2월과 3월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일조량이 적어 개화 시기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 <서울 벚꽃 언제?…기후위기로 빨라지고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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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시집 '마음을 쓰다' 저자, '헬조선늬우스'에서 칼럼 기고했었음. 삶의 안정과 자립을 위해 현 직장에 근무하나, 작가를 꿈꾸며 옛날 신문 기사, 지역, 장애인, 미디어 등으로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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