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묻는 90년대생 후배에게

월영씨
월영씨 · 정시퇴근언론노동자
2021/11/24
제가 몸담고 있는 매체에 올린 칼럼입니다. 90년대생 후배들과 전두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친구들이 왜 전두환을 기성세대들이(특히 선배들이) 싫어하고 증오하는 지 그 이유를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급하게 형제복지원 사건을 가져와 칼럼을 썼습니다..
공권력의 물리적 폭력이 공공연했던 시대가 전두환 독재시절이었습니다. 사실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온갖 인권탄압과 공권력의 부패가 전두환 시절 한국사회에 녹아있던 일상이었습니다. 그 농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요.


“소대장, 조장의 화가 풀릴 때까지 몽둥이로 맞았고 단체기합을 받았다. 강요로 구강성교를 한 사실도 있다. 낚시공장에서 바늘에 줄을 감는 일을 했고 운동장에서 돌 깨는 작업을 했다. 추운 겨울에 마대자루에 돌을 담아 매고 다닐 때 힘들었다. 노역의 대가를 받은 적이 없다. 3차례 도망가다가 잡혀서 많이 맞았다. 맞아서 죽은 사람을 여러 명 봤고, 상처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은 사람도 봤다.” -형제복지원 수용자 A(당시 12세, 1982년~1987년 수용)
“이사한 집을 찾지 못하여 부산역 근처 파출소에 가서 집을 찾아달라고 했더니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 -형제복지원 수용자 C(당시 12세, 1981년 수용)
“열차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경찰에 의해 부산역 근처 파출소로 끌려가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다” - 형제복지원 수용자 D(당시 20세, 1979년 2월~8월 수용)
출처:검찰 과거사 위원회


1931년 1월 생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된 만큼 전 대통령이란 호칭은 생략하고 전두환이란 고유명사로 지칭하겠습니다.

전두환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며 후배들의 느낌이 궁금해 물어봤습니다. '나쁜 사람이 죽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나쁜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는 눈치들이었습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광주 5·18민주화운동 때 민간인들을 죽였으며 끝내 반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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