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생존자다

하윤 · 폭력을 이기는 것은 평화
2023/02/27
우리는 모두 생존자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
오늘도 무사히 생존하셔서 드디어 이렇게 우리가 만났군요.
치열한 하루하루속에서 오늘도 생존해있으심을 축하드립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표현이 각각 다른 것을 보니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는 생존만 하고 있는 상태를 가리켜 '밥만 축내는 벌레라는 뜻으로 식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먹고 숨 쉬고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는, 실은 각자의 삶에서의 '모두 존엄한 생존자들'입니다.
꼭 남들이 경악할 만하게 각인된 큰 사건속에서 살아남아야만 생존자일까요?
각자가 겪은 큰일은 남들이 무어라건간에 그 본인만이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조심스럽지 않게 (?) 저의 생존 이야기를 먼저 털어놔보고 싶습니다.
제게는 가정 내에서 겪은 친족 성폭력이라는 경험이 인생에서는 가장 넘기 어려웠던 벽이었고, 그안에서 살아내는 생존을 위한 사투가 생존기였습니다.
그로 인해 가족보다는 외부 자원들에게서 도움을 받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들로부터 공동체성을 느끼기 쉬웠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에는 선생님과 친구들, 졸업해서는 사회에서 만난 수많은 이들, 요즘은 인권에 함께 공감하는 연대자분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통하는 피해 생존자분들, 저의 구조자이자 제가 구조한 고양이들로부터 힘을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제게 아픔을 주기도 하는 관계였지만 감사하게도 그보다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미안함이 밀려오며 살짝? 부끄러운 기억들도 납니다.
천성상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음에 주저하지 않는 솔직한 성격인 편이었음에도 그 사건만은 평생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학교 수업에 충실하기보다는 학교 밖을 겉돌았지만 제 주변에는 이런 저를 아끼고 걱정해 주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학교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황하던 때에도 숙제와 수업을 도와주기도 하며, 휴식처가 되어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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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폭력에 저항하고자 현재는 공익인권법(여성인권)과 난민의 정신건강,심리상담 코디네이터로 활동중입니다.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석사에서는 국제지역학(인도아세안)전공했으며 장애영유아교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을 준비중입니다. 국제적 젠더이슈 스터디모임 보라봄을 운영하며 여성주의상담,예술치료,영화를 이용한 성평등교육,에코페미니즘(환경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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