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탐지기와 마이너리티 리포트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9/13
거짓말탐지기는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신체 변화를 통해 거짓말을 가려냅니다. 거짓말을 할 때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어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박동수도 빨라지며 혈압이 올라가고 땀이 나게 됩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피부에 흐르는 전기양도 변하지요. 이런 변화를 감지하여 거짓말을 구분합니다. TV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간단한 거짓말 탐지기는 그렇지만 정확성이 많이 떨어지지요. 그렇다고 과학수사연구소에서 사용하는 고성능 거짓말 탐지기의 경우라고 100% 확실하진 않습니다. 보통 90%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실제론 그 정도도 되질 않는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린 정확도를 좀 더 높여 97% 정도라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른 사람 100명 중 3명은 거짓말을 했어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반대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 100명 중 3명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거짓말을 한 걸로 판단하게 되지요. 즉 다른 증거 없이 거짓말탐지기만 가지고 판단하자면 100명의 범인 중 3명을 놓치고 반대로 범인이 아닌 사람 100명 중 3명을 범인으로 오판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흔히 ‘100명의 범인을 놓쳐도 한 명의 무고한 범인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하지요. 이를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100명 중 3명이나 억울한 범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탐지기는 다른 증거를 보완할 순 있어도 독자적인 증거로 사용되진 못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범죄율은 10만 명 당 2000명 정도입니다. 즉 백 명 중 2명 정도가 범죄를 저지르는 거지요. 따라서 1만 명의 사람이 있으면 이 중 9800명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200명만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이 사람들을 모두 거짓말 탐지기로 검사한다고 생각해보죠. ...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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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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