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이런 걸로 논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기분이 묘합니다 허허...
'설거지론'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이 논쟁을 살펴보면서 떠오른 다른 분의 말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김지학 다양성연구소 소장님을 최근에 인터뷰했었거든요. 김 소장의 말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설거지론'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이 논쟁을 살펴보면서 떠오른 다른 분의 말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김지학 다양성연구소 소장님을 최근에 인터뷰했었거든요. 김 소장의 말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영국이나 독일 같은 곳에서는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어요. 이 성교육의 1장이 '관계'입니다. 성관계를 얘기하기 전에 타인과 평등한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거예요. 그 나라들은 '관계 교육(relationship education)'이라고 부를 만큼 평등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관계(relationship)를 다루고 나서야 성관계(sexual relationship)를 다뤄야 하는 거죠."
저는 세상 모든 인간사는 결국 관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성 관계건 동성 관계건 결국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문제인 것이죠. 당초 설거지론이라는 이론(;;;;)을 구성하고 있는 '문란한 여자'라는 것도 사실 '문란하다'는 100% 가치판단이 개입되니까 거기서부터 논란이 생겨나는 것이겠죠.
남초 커뮤니티 반응을 찾아보니까 '문란함을 문제삼는게 아니라 과거 남친들이랑은 몸과 마음을 다 했으면서 현재 배우자한테는 물질을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관계 자체를 유지하는 데에는 충실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는 거다'라는 식의 정당화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전의 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어떤 강도로 맺어왔는지가 현재의 파트너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에 왜 중요하게 작용하는지/해야 하는지 솔직히 동의가 안 됩니다.
결국 이건 본질적으로 '문란함' 혹은 '남자들과 수없이 뒹굴면서 애정을 퍼준 행위'를 탓하고 있는 게...
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김민준님. 답글 감사합니다.
얼룩소에서 실명 사용 '권장'으로 기준을 변경하였다고 공지가 있어, 자주 사용하는 필명으로 바꾸었습니다. :)
말씀해주신 '관계맺음의 어려움'이 이런 혐오-밈을 만들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말씀해주신 내용들 대부분 공감되다가 '남성이 느끼는 박탈감을 어떤 형태로든 언어화' 해야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습니다. 덕분에 조금 새로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젠더간 불평등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은, 자칫 보기에는 '여성'만 피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고 돌아 남성 역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상궤도/정상적 삶만을 강조하고 복둗는 사회의 모습은, 결국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불행을 야기합니다.
예전부터 페미니즘을 통해 이러한 정상가족의 모습을 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여성이었죠. 저는 이번 혐오-밈의 재미난 점이 남성들로부터 이 정상가족의 모습을 조소/부정/비난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가부장적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명백하게 착취당하는 여성들보다, 일부 그 체제에 부역하던 남성들이 그 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제겐 생소하더군요.
어쩌면 가부장 / 정상가족 프레임은, 그 부역자들의 반란으로 쉽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꽤 즐거운) 상상도 곁들여봅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김민준님. 답글 감사합니다.
얼룩소에서 실명 사용 '권장'으로 기준을 변경하였다고 공지가 있어, 자주 사용하는 필명으로 바꾸었습니다. :)
말씀해주신 '관계맺음의 어려움'이 이런 혐오-밈을 만들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말씀해주신 내용들 대부분 공감되다가 '남성이 느끼는 박탈감을 어떤 형태로든 언어화' 해야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습니다. 덕분에 조금 새로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젠더간 불평등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은, 자칫 보기에는 '여성'만 피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고 돌아 남성 역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상궤도/정상적 삶만을 강조하고 복둗는 사회의 모습은, 결국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불행을 야기합니다.
예전부터 페미니즘을 통해 이러한 정상가족의 모습을 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여성이었죠. 저는 이번 혐오-밈의 재미난 점이 남성들로부터 이 정상가족의 모습을 조소/부정/비난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가부장적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명백하게 착취당하는 여성들보다, 일부 그 체제에 부역하던 남성들이 그 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제겐 생소하더군요.
어쩌면 가부장 / 정상가족 프레임은, 그 부역자들의 반란으로 쉽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꽤 즐거운) 상상도 곁들여봅니다. 답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