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의 생태 위기는 곧 인류의 위기
2022/03/21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독수리를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예전에 하던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독수리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인간의 구조를 받아 겨우 살아가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최근까지 가장 오래 머물렀던 동물이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라고 합니다. 시민의 제보로 구조된 독수리는 농약 중독으로 의심되는 상황으로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고 겨우 사람 품에 안겨있을 정도의 상태였다고 합니다.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는데 지속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통해 겨우 회복하긴 했지만, 겨울 철새인 무리들이 모두 떠나 센터에서 약 11개월을 보호하다가 다음 겨울에 다시 무리가 왔을 때 함께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지난 2월에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지정된 대구시의 한 동물병원에서도 119 구조대에 의해 독수리 1마리가 구조되었는데, 2~3주 음식을 먹지 못해 완전 탈진한 상태의 독수리였다고 합니다. 독수리는 보기와는 다르게 사냥을 할 수 없어서 동물 사체를 주 먹이로 하는데,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야외에서 썩어가는 동물 사체를 찾기가 힘들어 굶어 죽어가는 독수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나 동물보호단체가 먹이주기 행사로 독수리 보호에 나서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발병으로 이를 지양하는 분위기라 먹이 구하는데 더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