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인의 “사랑과 열정을 가질 권리”와 나의 노후

혜미
혜미 · 사회정책을 보고 읽고 씁니다.
2022/12/05
프랑스 여성작가 아니에르노(82)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출처: 연합뉴스
나는 원래 글을 쓰고 싶었다. 정확히 말해 글만 쓰고 싶었다. 수학과 영어에 흥미가 없던 학창시절을 보내며 내가 유일하게 열정적으로 매달렸던 일이 글쓰기였다. 하루에 수 십 장의 원고지, 수 만 자의  글을 쓰고 또 고쳐썼다. 그걸로 대학에 가볼 요량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계획은 실패했다. 그 방법이 아니어도 대학엔 갔지만 여전히 손가락 관절마다 염증이 된 기억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내게 큰 열등감으로 남아있다. 

‘쓰기’보다 조금 덜 좋아했던 일은 ‘읽기’ 였다. 그렇게 그 날도 두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하러 서점에 들렀다가 아주 이상한 책 제목을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아니에르노가 쓴 <단순한 열정>이었다. 상치되는 단어 나열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매우 자극적인 소재에 그렇지 못한 건조한 글쓰기는 내게 굉장히 충격과 흥분을 주었다. 게다가 ‘이런 글’을 쓰는 노동자 집안 출신의 여성작가 라니. 

그렇게 흠모하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소감으로 “수상은 큰 영광이며 세상의 정의와 올바름을 증언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그는 자신의 소설과 글을 통해, 늘 불평등을 말하곤 했다. 특히 젠더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낙태한 여성의 삶,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여성의 삶, 여성과 어머니로서의 삶 등 여성이 ‘몸’으로 겪는 일을 활자로 풀어내며 전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 그는 올해로 여든이 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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