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된 아시아 사회에서 ‘은퇴’가 의미하는 것
2023/01/11
By 모토코 리치(Motoko Rich), 히카리 히다(Hikari Hida)
동아시아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70세가 넘어서도 힘겹게 일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오오나미 요시히토(73) 씨는 바라는 게 하나 있다. 어서 은퇴해서 그동안 일하느라 지친 몸을 좀 쉬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과 달리 그는 매일 새벽 1시 반에 일어나 한 시간을 운전해서 도쿄만에 위치한 작은 섬의 신선 청과 시장으로 향한다. 버섯과 생강, 고구마와 무, 그 외 각종 채소들을 차에 싣느라 7Kg 가까이 되는 상자들을 들어 올리다 보면 등허리에 무리가 간다. 그리고 나서 도쿄 여기저기에 있는 레스토랑을 돌면서 하루에 최대 10번까지 채소를 배송한다.
“몸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오오나미 씨는 주문서를 확인하고 걸음을 재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 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줄어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오오나미 씨처럼 70대가 넘어서도 힘겹게 일을 계속하고 있다. 기업도 그들이 꼭 필요하고, 노인들 역시 일자리가 간절하다. 조기 퇴직으로 연금 대상자가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아시아 정부들은 퇴직자가 매달 생활을 꾸리기에 충분할 만큼의 금액을 지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