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일 거야” 200회 학대에도 ‘살해죄’ 인정 안 된 이유 [이시우, 향년 12세 3화]
2024/02/07
오늘(7일)은 열두 살에 세상을 떠난 이시우 군의 첫 기일이다.
시우는 계모와 친부의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아이 다리엔 연필, 컴퍼스, 가위 등으로 200회 넘게 찍힌 흉터가 남아 있었다. 알루미늄 봉과 플라스틱 옷걸이로 온몸을 수차례 맞기도 했다.
고문에 가까운 학대도 당했다. 시우는 하루가 지나는 동안 총 18시간이나 커튼 끈 등으로 책상 의자에 결박당했다. 계모의 눈을 피해 몰래 편의점으로 도망가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 날인 2023년 2월 7일, 시우는 집에서 숨졌다. 사망 당시 열두 살 시우의 체중은 고작 29.5kg. 초등학교 2학년 남아 평균 몸무게(31kg)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계모 A와 친부 B는 법의 심판대에 섰다. 검찰은 A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했고, 사형을 구형했다. B에 대해서는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 기소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의 쟁점은 계모 A에 대한 아동학대살해죄 인정 여부였다. ‘살해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것. 지난해 8월 1심 법원은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17년형을 선고했다.
지난 2일 항소심 재판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판단. 형량도 원심 그대로였다. 지난해 2월 사건이 알려진 이후, 가해자인 계모 A와 친부 B를 아동학대살해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인륜과 천륜을 저버린 계모와 친부를 아동학대살해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라. 두 피고인은 서로 공모하여 피해 아동에 대하여 아동학대범죄를 상습적으로 자행하였으며, 이 결과로 인해 피해 아동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두 피고인은 모두 아동학대살해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기자회견, 2023.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