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여자들기록팀] '같이 사는 것'도 투쟁이 될 수 있나요? -1

싸우는여자들기록팀
싸우는여자들기록팀 인증된 계정 · 싸우는 여자들에 대해 씁니다.
2023/08/14
‘같이 사는 것'도 투쟁이 될 수 있나요? 
: ‘함께 살기'를 위해 투쟁한 여성의 이야기

글쓴이 : 태린
‘내가 발 딛고 선 곳'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 소란'을 통해 청년 여성 노동을 기록해 왔습니다. 지금은 진보정당 활동가로 일하며,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정치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살고 싶은 동네가 있다는 것 

스무 살, 태어나 줄곧 살던 지역을 떠나 혼자 서울로 이주했다. 그토록 떠나고 싶던 고향이었는데도, 서울살이는 외로웠다. 마음을 둘 공간이 없었던 탓이다. 복잡한 지하철과 낯선 지명에 익숙해지는 데는 한참이 걸렸다. 빨래건조대와 나란히 누우면 꽉 차던 첫 자취방도, 통금에 쫓기던 학교 기숙사도, 임대료에 쫓겨 연고 없는 지역에 얻었던 그다음 자취방도, ‘집'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학교, 일터만 오갔으니, 동네에 대한 애정이 생길 틈도 없었다.

매년 이어지는 이사가 지겨워질 때쯤,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스쳐 가는 지역이 있었다. 언젠가 홍대 앞에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활동하며 알게 된 많은 이들이 이미 마포에 살고 있었다. 마포에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되어서, 마음 맞는 친구들이 있어서, 비건 식당이 많아서, 사회운동 단체가 많아서, 퀴어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살 수 있어서… 이유도 다양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다수가 마포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여러 번의 이사를 거쳐 마포로 오게 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침 살던 집 계약이 끝나는 시기에 완공되는 공동체 주택이 있다고 했다. 누군가는 대출받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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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치에서 싸워온 (여)성들의 ‘싸움’을 여러 각도에서 담아 세상에 전하고자 모인 프로젝트 팀입니다. 여덟 명의 필자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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