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도 돌려짐”… 그놈은 범죄를 게임처럼 즐겼다 [범인은 서울대에 있다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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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지난 이야기] 텔레그램으로 날아온 디지털성폭력 파일은 장예진(가명) 씨의 삶을 흔들었다. 일명 ‘딥페이크 음란물’. 텔레그램 비밀방의 그들은 장 씨 얼굴을 보며 자위하는 영상까지 올렸다. 경찰은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수사를 금방 접었다. 직접 가해자 추적에 나선 장 씨 앞에 줄줄이 나타난 피해 여성들. 모두 서울대 A학과 출신이었다. 장 씨의 목소리는 자기도 모르게 높아졌다. “개새×, 넌 내가 꼭 잡는다!” 하지만 일은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새로 드러난 디지털성폭력 피해자 유정희·주진희·강소윤(모두 가명). 모두 장예진(가명) 씨와 가까운 친구다. 서울대 A학과 입학 후 친하게 지냈다. 그 후로 약 10년이 흘렀다.

‘왜 하필 우리일까. 학창 시절 우리가 무심한 실수로 누군가에게 증오심이라도 심어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놈은 텔레그램으로 장 씨에게 했던 말을 주진희·구태우에게도 비슷하게 했다.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근데, 어차피 나 못 잡아.”

체포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에, 찾을 테면 찾아보라는 도발까지. 녀석은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했다. 장예진과 가까운 친구만 골라 공격한 걸 보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분명했다. 장 씨와 친구들은 그놈의 초대에 적극 응하기로 했다.

무기력한 피해자로만 남는 건 장 씨와 친구들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신들마저 속수무책 당하면, 미성년자 등 취약계층 여성의 피해는 훨씬 클 터였다. 모두를 위해서라도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분명한 사례를 만들어야 했다.

그동안 장 씨를 짓누른 공포는 가해자가 누군지 모르는 모호함에서 왔다. 하지만 이젠 ‘서울대 A학과 출신’이라는 첫 번째 퍼즐을 맞췄다. 친구들까지 곁에 있으니 더는 위축되지 않았다.

이젠 두 번째 퍼즐을 맞출 시간. 장 씨는 세 친구와 함께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비교했다. 녀석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만으로 합성을 했으니, 분명 ‘우리 네 명과 카톡 친구를 맺은 인물’로 보였다. 당시 서울대 A학과에는 남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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