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쓰고, 2024년에 답하다 - 저 너머를 바라보며
2024/07/06
2013년
고3, 수능의 압박과 지루함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지낼 때였다. 쉬는 시간이 되면 어떤 이는 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다른 이는 밖에서 놀고 있을 때 나는 가지고 온 망원경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
현란한 광고판, 성냥갑 아파트 그리고 실핏줄 같은 도로와 차들.. 360도 파노라마를 보듯 망원경으로 학교주변을 감상했다.
어느 날, 빽빽하게 보이는 아파트 창을 보며 생각했다.
‘저 너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에 큰돈을 벌며 살고 있을까?’
어디를 가던 자신의 직업과 소득, 환경에 따라 살아가는 건 마찬가지지만 공부라는 틀에 갇혀 지내던 나에게 바깥세상이란 신세계였다.
수능을 쳐서 대학에 들어가면 나도 저 세상 사람이 될 거라 다짐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병역의 의무를 지러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있었던 훈련소는 개발로 농촌과 도시가 섞인 광역시의 변두리에 있었다. 훈련을 받고 행군을 하면서 철책선 너머 집, 도로, 논밭과 마주보며 지냈다.
여기는...
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 시집 '마음을 쓰다' 저자
비수도권에 거주하며 지역사회, 장애, 미디어 등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