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에 기억을 심을 수 있을까? - '기억이식기술'에 관하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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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3/03
"가짜기억이식 성공, 기억도 조작할 수 있어" (중앙일보)

인간의 뇌에 기억을 심을 수 있을까?              

기억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곧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 그리고 그것이 쌓여 만들어진 기억과 추억,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정... 이런 것들이 지금의 ‘나’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우리는 보통 본능적으로 자신이 기억하는 것은 실제 일어난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것은 우리의 믿음과 다르게 생각보다 쉽게 조작되거나 사라지고, 또는 허위로 생겨나기도 한다. 허위로 생겨나는 기억, 즉 “기억이식 기술”은 이제 허황된 기술이 아니다. 최근 과학자들이 생명체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과연 인간에게 도움이 될까? 그리고 정말 필요한 기술일까? 사람의 기억을 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사람의 인격이라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 가능할까?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으로 주체적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는 주체성을 가진 개인적 존재가 된다. 그러나 이 기술이 원하는 기억만을 선택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한다면, 인간의 기억을 조작해서 세뇌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고, 또한 타인의 경험을 이식함으로써 타인과 자기 자신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우려도 있다. 즉, 자기 자신만의 독창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획일화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복합적이고 풍부한 기억은 인간만이 가진 매우 특별한 기술이다. 기억이식기술을 개발하는 동기는 선한 이유에서 시작됐다. 미지의 세계였던 인간 기억에 대한 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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