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냉전 시대의 도래: 3. 차세대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서

권석준의 테크어댑팅 인증된 계정 · 첨단과학기술의 최전선을 해설합니다.
2023/03/27
Disclaimer: 이글은 피렌체의 식탁에 게재된 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https://firenzedt.com/26439


지난 3월 둘째 주, 서울 코엑스에서는 IEEE가 주관하는 제7회 EDTM (Electron Devices Technology & Manufacturing) 학회가 있었다. 이 학회는 전 세계 반도체 소자 및 제조 관련 최신 기술에 대해 산업계와 학계에 있는 연구자들이 모이는 대규모 학술대회다. 학회에서 여러 사안이 논의되었지만 그중 한 세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졌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지금까지 지탱해 왔던 국제 R&D 협력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반도체 산업에서의 협력적 R&D의 의미
일견 ‘기업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전투를 방불케 하는 현장일 것 같은 반도체 산업에서 뜬금없이 R&D 협력은 웬 말인가’ 같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본격적으로 분업 체제를 선택한 이후, 각국, 그리고 여러 회사들의 R&D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협력이라는 개념은 전혀 이상한 개념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웨이퍼 크기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있었던 협력이다. 1990년대까지 반도체 업계에서 주력으로 생산되던 칩의 기준은 8인치 (200 mm) 웨이퍼였다. 공정 장비와 소재, 부품 모두 8인치 웨이퍼를 기준으로 제작되었다. 그렇지만 반도체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웨이퍼 크기의 증가는 필수적인 방향이었고, 그다음 세대로서 12인치 (300 mm) 웨이퍼가 선택되었다. 문제는 웨이퍼 크기를 키우는 것은 반도체 산업 전체의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8인치 웨이퍼에 표준을 맞췄던 그간의 기술과 장비는 대부분 사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장비 개발 비용이 치솟고, 패터닝 같은 전공정 난도 상승과 공정 파라미터 변화는 물론 패키징 같은 후공정에서의 공정 단계와 비용 증가도 예상되었다. 특정 회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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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 방법을 토대로 자연과 사회를 해석합니다. 반도체, 첨단기술, 수학 알고리듬, 컴퓨터 시뮬레이션, 공학의 교육, 사회 현상에 대한 수학적 모델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반도체 삼국지 (2022)', '호기심과 인내 (2022, 전자책)'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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