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깜보의 산책과 운동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3/25
  

깜보는 중간 정도의 크기에다가 몸이 호리호리하고 빨리 달리는 편이다. 워낙 활력이 넘치기 때문에 밖으로 산책을 나가지 않더라도 거실에서 혼자 운동을 많이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기술할 것이다. 아무튼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반드시 깜보를 데리고 산책을 가면서 야외 운동을 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개가 그렇듯이 집밖으로 나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개들도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에만 처 박혀 있다 보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내가 “깜보야, 나가자”고 하면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갑자기 엔돌핀이 솟으면서 거실을 껑충껑충 뛰어 다닌다. 깜보의 목줄을 채워서 근처의 공원으로 향하던지 아니면 차로 좀 먼 곳을 찾기도 한다. 나는 이런 장소를 여러 개 알아 놓고 돌아가면서 이용을 한다.

깜보가 순발력이 좋지만 사교성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한다. 외출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아파트 뒷편의 야산에 조성된 공원이다. 이곳 야산은 오르는 길이 그리 높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 게다가 이곳에는 계단이 많아서 나나 깜보 모두 짧은 시간에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다. 나와 아내가 계단의 아래 쪽과 위쪽에서 부르면 깜보가 위 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여러 번을 반복하면서 운동하는 것이다. 평지에서 뛰는 것과 달라 계단을 뛰는 것은 깜보에게도 상당히 운동이 된다. 깜보가 한 창 때는 이곳을 10여 차례 뛰어도 힘들어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부담을 느끼는지 힘들어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인간만이 아니라 개들도 노화되고 있음을 역력히 확인한다.

두번째로 아파트가 워낙 많이 발달된 한국은 아파트 주변 곳곳에 체육 시설을 겸비한 공원이 많다. 내가 사는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도 우리가 자주 애용하던 공원이 하나 있었다. 이곳은 산밑이라 그런지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아내와 나는 돗자리 하나 들고서 깜보랑 산책 겸해서 가끔씩 갔다. 이 공원의 얕은 언덕 위로 풀밭을 헤치고 올라가면 고개 마루가 형성된 곳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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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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