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달리기

자기오프너 · 마라톤하는 상담심리사 & 글쓰는 사람
2023/04/11
드디어 퇴근 후 러닝크루 모임이 시작되는 9월 13일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트레이닝바지를 보조가방에 챙기고, 윗 옷은 갈아입지 않아도 되는 맨투맨을 입었습니다. 앞으로 매주 화, 목 이틀은 5시에 퇴근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운동장으로 달려나가야 합니다. 살짝 긴장이 됩니다. 고등학교 체육시간까지가 아마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달리기를 했던 시간들인 것 같은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한번도 달리기라는 운동을 제 삶에 들였던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트레이드밀에 올라설 때도 달리지 않고, 빠르게 걷기를 선호했습니다.

'과연 내가 달릴 수 있을까? 여러 사람들이 달리는데 혼자 또 맨 꼴찌해가지고 달리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종일 속으로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달리기하러 나가지 않게 될까봐 동료들에게 큰소리를 떵떵 쳤습니다. 오늘부터 퇴근하고 달리기를 시작한다고. 야근이 많던 때인데 야근도 달리기하고 다시 들어와서 하겠다고 말해두기까지 했습니다. 그럴 정도로 저는 절실하게 달리고 싶었습니다. 왜 평생 해보지도 않던 달리기가 이렇게 간절한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너무도 달리고 싶어 저를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싶었습니다. 어? 그런데 이거 첫날부터 하늘이 저의 달리기를 돕지 않는지 오후부터 비가 내립니다. 비오면 오늘 달리기는 꽝인가 싶어 러닝크루 단체톡방에 "오늘 달리기 하나요?" 질문을 남겨봅니다. 조금 있으니 답이 옵니다. 학교에 있는 체육대학으로 오시면 비와도 달릴 수 있는 트랙이 있다는 겁니다. 뭔가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합니다.

5시 땡! 칼퇴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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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오프너(self-opener) 나와 다른 이들의 자기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상담사가 되고 싶습니다. 여성운동, 사회복지, 글쓰기를 거쳐 지금은 서촌에 있는 상담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족성폭력 공소시효폐지를 위한 모임 공폐단단 활동가. bodra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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