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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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일본이 원전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5/09
  • 간 나오토 l 전 일본총리


국제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문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8년 전 후쿠시마 원전 대재앙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피티 <3번째 폭탄은 결코 터지지않을 것이다>, 도쿄 시부야, 2012

2011년 3월 동일본을 뒤흔든 대지진, 해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어 일주일간 벌어졌던 긴급 상황은 8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다. 재난 상황에서 꼭 입어야 하는 방호복 차림으로 혼자 거실 소파에서 얕은 잠을 잤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사실 누운 채로 눈만 감고 있었을 뿐,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고 있었다.  

원자력 분야에서 일해본 적이 없었기에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대학 시절 배운 응용물리학 기초지식이 전부였다. 체르노빌 사태에 관한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어서 원자력 사고가 나면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보다 훨씬 심각한 원전사고가 일본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다이이치 원자력발전소)에는 원자로 6기와 폐연료봉 냉각보관 수조 7기가 있었다. 여기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2원자력발전소(다이니 원자력발전소)에는 원자로 4기와 냉각보관 수조 4기가 있었다. 제1원전과 제2원전의 열출력을 합치면 체르노빌 원전의 열출력보다 두 배가 많은 약 9MW(메가와트)다.

악몽,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동일본에서 진도 9의 강진이 발생했다. 나는 즉각 총리관저의 지하에 위치한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했다. 첫 번째 보고서에 의하면, 피해지역에 위치한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긴급조치에 따라 가동을 멈췄다. 잠시 안도의 순간이 왔다. 그러나 잠시 후, 해일로 제1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디젤 연료 비상용 디젤 발전기들마저 물에 잠겼다는 보고가 들려왔다. 원전 1~4호는 전기의 공급로가 완전히 차단됐다. 핵분열이 멈췄는데도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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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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