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언니들

흥진 · 사회복지, 비영리, NGO
2023/06/15
우리가 처음 임신한 장애 청년 집을 방문한 것은 청년의 코로나 격리가 해제 되자마자였다. 만삭이었던 장애 청년이 코로나에 걸렸고,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 되던 중에 격리가 해제되고 장애 활동 보조인이 방문을 했더니 청년이 너무 창백하게 누워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119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청년의 핸드폰 최근 통화 내역을 눌렀을 때 걸린 전화가 현미씨였다. 장애 청년과 가까운 곳에 살던 현미씨는 출산이 다가오고 있는 청년에게 뭘 도와줘야 할지 물으며 교회에서 마침 서로의 번호를 주고 받은 상태였다. 구급대원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놀랐을까? 현미씨가 이 일을 목사님께 의논했고 둘이 같이 청년의 가정 방문을 가자고 날짜를 잡은 상태였다. 
나는 또 왜 하필 그때, 오지랖을 떨며 목사님께 전화를 했을까? 그 때 나는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된 이들과 같이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청소년들을 오래 지원해 온 대표님에게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 곧 아이를 낳게 될 장애 청년 이야기를 했다. 그 대표님이 자기가 그런 사례를 몇 번 지원한 적이 있다며 조심해야 하고 우려해야 할 점을 얘기해주셨다. 얘기를 듣자 걱정이 시작됐고, 모르척 할 수 없어 목사님께 전화를 건 딱 그 타이밍. 

그리하여 현미씨와 목사님과 나, 세 명이 처음으로 장애 청년 집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우리 셋은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되었다. 직장으로 보자면 목사님은 대표이사, 나는 행정실장, 현미씨는 사업담당 과장이랄까? 대표님은 중요한 일에 나섰고, 자잘한 일들은 우리끼리, 중요한 일은 대표님께 보고되었다. 실장인 나는 주로 행정처리 관련된 일을 맡았다. 사회복지와 연관된 일이 많다보니 앞에 쓴 글들처럼 시청 사회복지담당...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사회복지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일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시민사회쪽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8
팔로워 44
팔로잉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