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서비스 종료를 바라보며: 블로그 서비스의 과거와 미래

김고기
김고기 · 콘텐츠 에디터
2023/03/24
미리 세 줄 요약 
① 1990년대 중반, 개인 홈페이지 일기로 시작된 weblog는 IT 버블을 거치며 인기 서비스로 성장한다. 회원과 콘텐츠 증가를 원했던 포털 사업자들은 블로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점차 둘은 한몸이 된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블로그 서비스는 초기 형태의 소셜 미디어로 진화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개인 브랜딩 장소이자, 1인 미디어로 블로그를 이용하기 시작하며 블로그의 전성기가 찾아온다.
② 블로그 사업은 기본적으로 상당한 고정 비용이 들지만, 큰 수익은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이다. 2000년대 후반, 마케팅과 연계된 블로그의 등장과 흥행은 기존 블로그의 개념을 뒤흔든다. 이는 블로그에 대한 근원적인 불신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블로그는 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블로그 업계의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③ 세계 각지 포털이 구글에 굴복하던 와중 '네이버'는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함으로써 포털 자신도, 블로그 서비스도 성공적으로 생존·성장시켰다. 그러나 '이글루스'를 비롯한 블로그 서비스들 모 포털의 여력부터가 한계적이었던 만큼 더욱 힘을 잃게 된다. 살아남은 서비스들은 이제 포털에서 벗어나 전문 영역을 강조·강화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예비하고 있다.
1. 이글루스를 떠나며
2023년 3월 13일, 이글루스가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종료일은 2023년 6월 16일). 이글루스가 설립된 게 2003년이니 20년 만에 문을 닫게 된 셈이다.
<그림 1> '이글루스'의 서비스 종료 공지. (출처: 이글루스 공지사항 스크린샷)

대한민국 웹과 함께 자라온 사람들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글루스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는 서비스 종료일을 기다리고 있는 신세라지만, 한때 이글루스는 정말 굉장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초기(2003~2009)의 이글루스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성장한, 또는 인터넷의 확산 자체에 기여한 각종 오타쿠 문화의 수도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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