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으로, 천주교 사제가 된다는 것

한설이
한설이 · alookso 에디터
2022/01/06
미리 말씀드리자면, 천주교인입니다. 요안나라는 세례명이 있습니다. 대략 초등학교 4-5학년 때 성당을 다니기 시작해 대학 입학전까지 열심히 종교 생활을 했습니다. 사실 ‘종교 생활’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성당 친구들이랑 노는 생활’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성당 친구들과, 신부님 수녀님들과, 신도들과 지내는 게 즐거웠습니다. 수련회, 체육대회, 대축일 미사 등 온갖 행사들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교리보다 행사와 사람들이 더 생각나는 거 보면 신실하진 않았던 것 같아 주님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럼에도 종종 마음이 힘들 때면 성호를 그었습니다. 기도는 구체적이었죠. “주님, 수능날 제가 아는 문제만 나오게 해주세요”, “주님, 내일 아파서 회사 안가게 해주세요” 등등 (참고로 최근엔 기도도 안 했는데 아프게 해주셔서 회사를 못 갔습니다). 또 제가 참회할 일이 생기면 속으로 혹은 밖으로 고백 기도의 일부를 읊조리곤 합니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지난해에는 냉담을 풀고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는 바람에 몇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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