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2023/03/31
By 엠마 골드버그(Emma Goldberg) 2023년 3월 28일
여성 기업인 네트워킹 플랫폼 ‘치프’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보면 오랫동안 논란이 된 의문이 다시 떠오른다. 여성 기업인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목표일까? 여성 기업인 네트워크 ‘치프(Chief)’에 가입하려는 회원은 최대 7900달러(한화 약 1028만 원)를 회비로 납부한다. 회원에게는 경영자 코칭, 유명 연사의 강연, 여성 임원의 연락처가 담긴 롤로덱스(링에 철해진 카드를 돌려 명함을 찾을 수 있는 명함 정리기 - 역자 주)가 혜택으로 주어지며, 추가 비용을 내면 5개 고급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치프는 여성을 위한 일종의 동문회 클럽이다.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치프는 2019년 설립된 이래 2만 명 이상의 회원과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 달 소셜 미디어에서 벌어진 설전에서, 몇몇 회원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영향력이 큰 여성으로 구성된 이 클럽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일부 회원들은 링크드인을 통해 인종 다양성에 대한 치프의 접근 방식과, 로 대 웨이드 판결의 번복과 같은 정치 이슈에 대한 대응을 비판했다. 일부는 탈퇴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치프를 설립한 린제이 캐플란과 캐롤린 차일더스는 여성의 기업 내 성장이라는 회사의 주요 목표에 초점을 두면서도, 동시에 임신 중단 지원 단체에 기부하거나 인종 폭력 사건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회원의 피드백에 따라 이슈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화에 참여한 24명의 전.현 회원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치프가 사회적・정치적 참여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회비가 너무 비싸니, 이런 중요한 이슈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어요.” 다양성, 평등 및 포용 관련 컨설팅사를 운영하는 니카 화이트(47)는 말했다. 화이트는 이번 달에 치프 멤버십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아콤CBS의 전 전무였던 아마니 던컨(52) 등은 치프의 편에 섰다. “링크드인에 올라온 게시물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어요. 치프에 가입하고 나서야 이런 단체를 그간 얼마나 필요로 했는지 깨달았거든요. 운명 같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