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만들어낸 마녀… ‘1788 : 12’라는 참혹한 대비 [국가보안법 ‘마지막’ 인터뷰 4화]
2023/05/23
“남편과 함께 비행기에 올라탔다. 아직 탑승 시작 전이라 비행기 안에는 우리만 있었다. 승무원이 다가와 음료수를 권했다. 잠시 후 신문을 가져온다. <조선일보>, <동아일보>에 진절머리가 난 나는 <한겨레>를 집어들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니 내 얼굴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내 인터뷰 기사가 전편에 실려 있다. 모국을 떠나는 순간, 2014년 11월부터 벌어졌던 일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어≫ 신은미, 도서출판 말, 2016년)
신은미(61)는 2015년 1월 10일 비행기에 올랐다. 다시 집으로, 내 가족들과 이웃들이 기다리는 미국으로 향했다. 창밖으로 남한 땅이 보였다. 5년간 밟지 못할 고향이 아득히 멀어진다. 이내 희뿌연 뭉게구름이 눈앞을 가렸다.
미국 국적인 재미동포 신은미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총 세 차례 방북한다. 그 과정에서 북한 여행기 시리즈를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다.
누적 관광객 수 200만 돌파를 앞두고 2008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 개성공단마저 2013년 5개월간 운영 중단이 되며 남북한 민간 교류가 축소된다. 냉각된 한반도 화해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북한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울 때, 신은미의 방북 여행기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며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신은미는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한다. 여행기를 묶어 펴낸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신은미, 네잎클로바, 2012년)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