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산 2 기후위기 시대의 돌봄노동에 대해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3/24
경제활동인구란 15세 이상의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중 실제 노동할 의지와 능력이 되는 사람입니다. 15세 이상이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을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활동인구가 2900만 명 정도 되고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 명 정도 됩니다. 즉 비경제활동인구가 15세 이상 인구의 36%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누면 비경제활동인구는 별 쓸모가 없는 듯이 보이죠. 그런데 말이죠, 육아와 가사가 이유인 경우가 전체의 42% 정도 됩니다. 즉 집안일하고 애 돌보느라 ‘돈을 버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죠. 그리고 나머지 58% 중 대부분은 학생이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돈을 벌지 못하면 노동이 아닐까요? 가사도우미가 되어 남의 집에 가서 가사 일을 하면 노동이고, 내 집에서 우리 집 가사 일을 하면 노동이 아닌 건가요? 사실 이런 구분은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이후의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 농사를 지으며 살 때 김매기, 모내기, 새참, 빨래, 청소가 어디 따로 구분이 되었나요?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다른 이로부터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는 노동과 그렇지 않은 노동이 나눠지고, 돈을 받지 못하는 노동은 하찮게 취급받기 시작했습니다. 
   
돈이 되질 않는 노동, 그림자 노동은 이외에도 많습니다. 직장에서 회식을 하고, 차를 운전해서 회사를 가고 오며, 인터넷 사이트에 내 정보를 올리고, 컨텐츠를 제공하고, 식당에서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스스로 하고, 매대의 상품을 집어오고 다 먹은 음식을 반납하고, 판매직원이 줄어든 매장과 아예 없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스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죠. 
   
이렇게 누구든 혹은 누군가는 필요하기에 돈을 받지 않는 노동을 하고, 그 일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이들은 이런 그림자 노동에도 돈을 쓰지요. 비서를 두고, 가정부를 두고, 운전기사를 두고, 정원사를 둡니다.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이런 일에 돈을 쓸 여유가 없으니 자신이 직접 하거...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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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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