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자유로운 공격축구의 빛과 암

박영서
박영서 인증된 계정 · 울고 웃는 조선사 유니버스
2023/03/29


클린스만호가 첫발을 뗐다. 콜롬비아전은 2:2, 우루과이전은 2:1의 석패.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과 일본은 재밌는 특색이 있다. 비교적 비슷한 체급이거나 전력이 약간 상위에 있는 유럽팀은 잘 상대하지만, 남미 특유의 개인적인 번뜩임에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미팀과의 연이은 평가전 덕분에, 이제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정도의 남미팀이 아니면 호각을 겨뤄볼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확인하는 경기였다.
   
클린스만 축구의 장점은 ‘자유로운 공격 축구’다. 선수들의 자유도를 높게 주고,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끊임없이 전진한다. 당연히 볼을 최전방으로 뿌리는 것 또한 서슴지 않는데, 후방에서부터의 빌드업을 중요시했던 벤투 감독의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충분히 빠른 역습이 가능했던 상황에서도 볼을 후방으로 돌려 만들어 나가려는 모습이 있었는데,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역습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최대한 볼을 빠르게 전진시키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점에서 이강인의 존재는 보석과도 같았다. 손흥민이 프리롤로 뛰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측면에서 번뜩이는 움직임과 남미 선수들을 압도하는 개인 기량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모습은 모든 선수에게 제한된 롤을 부여하는 벤투의 시스템 축구 아래에서는 쉬이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팀의 모든 플레이메이킹을 황인범이 전담하되, 측면의 윙어는 압박을 최우선 임무로 가져갔던 것과는 분명한 대비를 이뤘다.
   
어떻게 보면 클린스만호가 2연전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은 K리그의 많은 팀이 늘 시도해 오던 것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빠르고 직선적인 역습을 선호한다. 어린 시절부터 그러한 스타일의 축구를 해 왔고, 그 스타일에 특화되어 있다. 반면. 가장 큰 고질적인 문제는 수비진에서부터 최전방까지 볼을 전개하는 공격 루트였다. 볼을 짜임새 있게 운반하는 것, 양질의 패스를 건네는 것, 그리고 패스&무브와 같은 것들이 단점으로 꼽혀 왔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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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를 유영하는 역사교양서 작가, 박영서입니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을 썼으며, 딴지일보에서 2016년부터 역사, 문화재, 불교, 축구 관련 기사를 써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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