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2023/10/31
한 분야에서 꽤 오래 일하면서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 한 자리나 장소를 붙박이처럼 지키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고 보니 나로서는 원거리 출장이나 해외 출장을 가는 회사원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하루종일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일을 하다 보니 한 곳에 나무처럼 박혀 움직일 수 없는 신세가 가끔 처량하기도 하다.
나와는 반대로 남편은 가까운 거리는 물론 원거리 지방 출장도 잦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기회만 닿으면 어딘가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늘 꿈꾸는 나와는 달리 가만히 집에서 쉬거나, 집 근처에서 바람 쐬는 정도를 좋아한다. 남편은 출장으로 전국을 다녀야 하는 직업이라서인지 멀리 떠나는 여행은 그다지 즐기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코로나 전에는 그나마 아이들을 인솔해서 야외 체험학습이나 동아리 활동도 나가고, 연수 등으로 종종 나갈 기회가 있었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는 그마저도 전부 온라인 줌 연수로 대체되어 답답한 감정이 들 때가 많다. 그런 나에게도 한 달에 딱 한 번, 아직 해가 떠 있는 시간에 학교 밖에 나가 바깥바람을 쐴 날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같은 전공의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