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01/18
지난 글에서 단백질의 구조를 실험을 통해서 알아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글에서 이를 AI 의 슈퍼파워로 해결한 딥마인드와 알파폴드가 바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르겠으나, 알파폴드가 등장하기에는 아직 한참 (60년) 남았다.

일단 알파폴드가 등장하여 각광을 받은 원인은 ‘세기의 난제’ 라고 일컬어지던 문제, 즉 수십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풀려고 시도했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던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백질의 구조를 아미노산에서 알아내는 것이 어떻게 세기의 난제가 되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막강함을 절실히 느끼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물리쳐야 하는 강적들의 무시무시함을 충분히 보여주는 ‘빌드업’ 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 이전에 과연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라는 1차원적 정보만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알아보자. 이를 위해서는 시계를 1960년대로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안핀센의 실험

1953년 왓슨-크릭의 DNA 이중 나선 모델이 제창되고, 1960년대에 들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대한 정보가 DNA의 염기서열로부터 RNA를 거쳐 단백질로 전달된다는 소위 ‘중심 가설’ (Central Dogma) 가 제시되었다. 즉 단백질은 고정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959년, 지난 연재에서 설명한 대로 최초의 단백질 구조인 마이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의 3차원 구조가 규명되서, 단백질이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립되었다.

그렇다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는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서 결정될까? 아니면 아미노산 서열 이외에 추가적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하여 1961년 생화학자 크리스티안 안핀센 (Christian B. Anfinsen) 은 몇 가지 생화학 실험을 했다. 안핀센은 RNA를 분해하는 단백질인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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