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와 사랑에 빠질 수 있나요? - 영화 <Her,2013>

낭만의 역할 ·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2022/01/17




최근 아이들의 수업 자료로 영화 ‘Her’을 보다가 느낀 것은 이 영화의 가상 현실이 어느 정도 우리 사회를 꽤나 닮아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들의 편지를 대필하는 주인공 테오도르의 삶, 연애로 인한 감정 낭비는 귀찮고 고독은 해소하고 싶어서 구매하게 된 가상 AI 와 사랑에 빠지게 된 이야기. 한 마디로 감정이 귀찮은 것이 되어버린 인간의 삶이다. 그런 감정이 귀찮아져 버린 삶이라면 그들은 무엇을 추구하고 사는 것일까? 돈? 명예? 사랑도 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한 없이 안쓰럽다. 그들은 대부분 매일 같이 출근하고 퇴근 후 게임을 하며 외로운 나날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을 한다. 한 마디로 돈버는 기계의 삶이다.  그렇게 고독하게 돈을 번다고 해서 얻을 건 뭐지? 갖고 싶은 걸 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갖고 싶은 건 인간이 존재하는 한 평생 존재하게 될 욕구인데, 그렇다면 그 삶은 평생 돈을 벌고 갖고 싶은 것을 구매하기 위한 삶인가? 월급이 들어오면 쇼핑을 하고, 기계처럼 돈을 벌고, 또 다음 달 월급이 들어오면 쇼핑을 하는.. 그건 도대체 무슨 삶이지?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아니지 않나. 나도, 그들도. 이건 아니지 않나. 

 나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여전히 현실 세계에서 온 몸으로 햇살과 파도의 일렁임을 느끼고 사랑을 느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상 현실의 발전은 과연 인간의 세상을 편리하게 만든다. 수업을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아도 대화 몇 마디를 통해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 기프티콘이나 메세지 하나면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그게  편할 때가 있다. 별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떠한 죄책감이 나를 감싼다.  이게  맞나? 우리 삶이 이렇게 흘러가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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