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서사는 대본에서 빼주세요

솔립
솔립 · 삶의 힘듦을 덜기 위해 글을 쌓다
2022/04/08
* 드라마 <시그널>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나의 인생드라마를 꼽으라면 단연코 <시그널>이다. 이 드라마는 연기, 스토리, 연출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그러나 스토리 상에서 조금은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홍원동 연쇄 살인사건> 에피소드였다. 극 중에서 범죄자 김진우는 우울해 보이는 여성을 타겟으로 삼아 그들을 살인한다. 그리고 그들을 질식시킬 때, "많이 힘들지? 너도 편안하게 해줄게"라고 한다. 사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 엄마가 울고 있는 김진우를 억지로 여행 가방에 집어넣으면서 하는 말이 "많이 힘들지?"였다. 그런 극심한 아동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선택했던 방법은 존속 살해였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진우는 또 다른 우울해보이는 여성, 유승연을 발견한다. 유승연은 김진우의 시선을 느끼지만 그녀가 생각한 시선은 호감이었다. 이런 엇갈린 시선의 결말은 비참했다. 유승연은 결국 김진우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다
이 에피소드가 알려주고자 하는 것은 '아동학대가 불러일으킨 끔찍한 결말'이다. 아이들이 양육자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 지금도 아동학대의 피해자는 사각지대에서 양육자나 또 다른 어른에게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홍원동 사건>이 아쉬운 이유는 가해자가 결국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알겠지만, 진짜 아동학대의 피해자들이 이 이야기를 보면 어떨까?

아동학대를 당한 모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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