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 말았어야지.

솔립
솔립 · 삶의 힘듦을 덜기 위해 글을 쌓다
2022/07/25
"잔뜩 취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잖아.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하진 말았어야지. 그 상태로 원하지 않는 상대와 성관계했다고 누가 편들어 주길 바라는거야?"

제가 어제 본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영화를 보니 얼마 전에 일어났던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이 떠오르더군요.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의대를 다니던 캐시가 7년 전의 사건으로 인해 자퇴를 하고, 카페에서 일하면서 일부러 여러 남자들에게 경고를 하고 다닙니다. 일부러 술에 취한 척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후 남자가 성추행을 하면, 캐시가 정색을 하며 남자에게 경고를 하는 식이죠. 그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7년 전에, 캐시의 친한 친구였던 니나가 학교 동기 알 먼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죠. 그 사건 이후 가해자 알은 미래가 촉망되는 의대생이란 이유로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았고, 니나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캐시는 니나를 도와주지 않은 이들을 찾아가 복수를 합니다.

첫 번째로 만난 인물인 매디슨에게 니나에 대한 얘기를 언급하자, 이 글의 첫 문장을 말한 겁니다. 7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은 매디슨을 보고, 캐시는 일부러 매디슨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고 모르는 남자에게 맡깁니다. (니나가 성폭행 충격으로 죽었기 때문에 캐시는 남자에게 범죄를 저지르지 마라고 했습니다.)

그 후 사건을 무시한 학장을 찾아갔지만 학장은 "술에 취했으니 기억이 온전치 않을 수 있다"며 알 먼로를 두둔합니다. 캐시는 학장에게 너의 딸을 니나가 성폭행 당했던 방에서 다른 남자들과 있다고 거짓말을 하죠. 학장은 애원하며 캐시에게 어디냐며 묻지만, 그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방이 어딘지도 모르는 학장의 탓을 합니다.

그래도 못된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는 온갖 죄책감에 시달려 폐인처럼 지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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