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믿는다는 말
2024/05/13
우리가 가진 사랑들을 발견하기까지
매일 다짐으로 시작해야 했던 아침들이 더는 견디기 어려웠다.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그들의 목소리도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의 나는 쓰기도, 읽기도 멈추게 되었다. 나를 그대로 두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를 구할 힘도 낼 수 없었다. 그래도 의지할 남편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와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그에게 털어놓고 나면 그래도 숨이 쉬어졌다.
도시에는 멍든 마음을 품어줄 곳이 없었다. 아무 말도 써내지 못하는 손가락도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오리라 마음 먹게 된 것 같다. 섬마다 기웃대며 뿌리를 갉아먹고, 물결의 방향대로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바람을 붙잡고 편지를 띄울 수도 있는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