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포항을 상상하다.
2023/01/20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들이 있다. 포항은 어떤 것이 떠오를까?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철강산업을 꼽을 것이다. 1970년부터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포항 철강산업은 오랜 기간 한국 경제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겨울철 먹거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과메기와 대게를 떠올릴 것이다. 여름철은 시원한 물회에 입맛 다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은 피서지로 부산 광안리 못지않게 화려한 해변으로 손꼽힌다. 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칠포, 월포, 화진 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계적 철강 도시의 모습과 한 철 먹거리와 피서지는 지금껏 포항을 대표해 왔다. 그러나 철강산업과 관광산업은 위기에 직면했고, 포항시의 인구감소는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철강산업은 국내 산업 분야 중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24%)이 가장 높고, 감축 속도는 더딘 편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산업 분야가 철강산업이다. 포항을 상징하는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로 한 철 장사를 위해 수입 수산물로 대체되어 판매되고 있다. 주요 바닷가 해수욕장은 난개발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잃어가고 있다. 포항 인구감소 추세도 심각하다. 올해 포항시 인구 50만이 무너졌다는 기사가 지역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졌다. 조만간 50만 명 대도시 특례 기준이 박탈당할 위기이다. 포항이 직면한 위기를 대처할 방법은 없을까?
나는 스스로 '퐝AZ(아재)'라는 별명을 붙여 포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제2의 고향이된 포항이 위기에 직면한 모습을 보며 고민했다. 그리고 '철없는 포항' 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철(Fe) 없는 포항 경제를 상상해본다.
포항은 1970년부터 철강산업 중심도시로 한국경제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중립 실현으로 가장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