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
2023/06/02

@최서우 
서우님, 집중해서 읽으셨다나 정말 고맙습니다. 
왜 자꾸 글이 길어지는지 모르겠어요. 할 말이 많나봅니다. 
연식이 오래되서 그렇기도 하고 맺힌 걸 나름대로 표현하려는 발악 같아요. ^^;;

살구꽃 ·
2023/06/02

@수지 
상도동 사자암이 가까운 곳이었어요. 많이 머무르셨다니 
한 다리 건너면 이렇게 저렇게 다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때 부모님이 40대 중후반이었으니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고인이 되었겠지요. 
선녀는 저보다 어린데 그 하햫고 동그란 얼굴로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으리라 
믿어요. 동생몫까지. 
글이 너무 길어서 잘랐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오늘 마감이라 
올리고 나니 일단 속이 시원하긴 하네요. 뒷감당은 다음 일이고요~ -.-;;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  

살구꽃 ·
2023/06/02

@클레이 곽 
클님, 제 글이 너무 올드하지요. 제가 빠른 1월생이라 초등 7살에 입학했으니 아마 거의 동갑이지 않을까싶네요. 글쓰는 동안 잠시 중학교시절로 돌아갔는데 그 시절 장면들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짬밥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오르는 아버지 숨가쁜 숨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작가아닌데 그리 봐주시니 황송하구요, 살구꽃필명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누님말고 기양 저 총무할게요~~ ^^;;

빅맥쎄트 ·
2023/06/09

@살구꽃 

합평 :

아버지의 뒤를 따라 짬통을 운반하던 소녀는 학교에서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삶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된다. 가난으로 인해 불행했던 학창시절은 학교를 그만두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한 장면을 회상하며 등장하는 김씨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일본식 땅의 주인영감, 김씨네 가족, 와세다 아저씨의 부부등.

 이 글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주변인들의 이야기이다. 살아 있는듯한 인물 스케치와 눈에 잡힐듯한 풍경 묘사는, 텍스트를 마치 그림처럼 그려내는 살구꽃만의 가장 큰 강점이다. 실제 사건과 삶의 모습들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글을 보며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와세다 아주머니가 수선해 준 옷을 벗어던지고 싶었던 모습, 찐빵처럼 부풀어 오는 평소와는 달랐던 김씨아저씨의 모습,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넉넉하지 않았던 김씨 가족의 형편, 아내와 상반되는 왜소하고 볼품없는 김씨의 체구, 김씨의 헤픈 웃음과 소주병과 같은 표현들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아닌 불행한 내용의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갑작스런 김씨의 죽음과 4살배기 아들 충이의 죽음, 이후 굿을 하는 장면 묘사를 통해 불행은 절정에 치닫는 느낌이다. 지아비와 핏덩이 같은 자식을 잃은 김씨 아내의 절규와 같은 흐느낌으로 마을의 불행은 사그라들 것 같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 박식하고 유능하며 사람들을 잘 도와주던 도덕군자 와세다아저씨의 적나라한 실체, 막장드라마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가장 불쌍한 '와세다 아주머니'라는 묵직한 전개는 불행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글 말미에 등장하는 '선녀의 언니'는 김씨의 딸이 아닌 와세다아저씨의 딸로 추정된다. 끝이 없는 막장드라마의 결말은 방긋하고 웃는 선녀의 웃음으로 이어진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마을 사람들의 불행한 과거를 지나 현재를 살아가는 살구꽃의 이야기는 지금쯤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김씨의 아내와 그 자녀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와세다 아주머니와 4자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논리 정연한 전개보다는 그림 작품을 보는듯한 묘사에 중간중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아마도 읽는 나의 문해력 부족인 것으로 인함인 것 같다.

한편의 그림과 소설을 보는 듯한 무척 흥미로운 글이었다.

https://alook.so/posts/E7t32z3

[합평]

에세이라기보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자연과 사람, 시대의 풍경을 성실히 그려내시는 모습을 읽으면서,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이야기를 따라갔습니다. 등장인물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7천 자에 달하는 글을 써내신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많은 등장인물이 있는데도, 그 인물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묘사하고 그려내셨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큰 무리가 없었어요. 오히려 그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더 따라가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소문과 진실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동시에 왜 우리는 그토록 진실을 알고 싶어할까, 소문은 진실일까, 진실에 정말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그런 생각들이 두서없이 솟아나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이 글을 이끌어가는 화자의 이야기였어요. 글 초반에 멀리 학교를 다녀야 했다는 언급이 있는데 왜 그랬는지 이유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학교를 가지 않고 방황하는 모습 이후에는 글쓴이의 모습이 적극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요. 물론 이야기가 아무래도 소문과 진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필요 없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화자이기에 글쓴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소문과 진실에 대한 느낌이나 입장이 말미에 서술되는 게 더 완성도 있을 것 같아요.

글쓴이는 당시 겨우 중학생이었고, 이 사건들이 한 계절에 모두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영화 같았거든요. 이렇게 또렷하게 서술할 수 있으셨던 건 분명 글쓴이의 마음 속에 깊게 각인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으로 목격한 죽음이었고, 어쩌면 처음으로 목격한 어른들의 민낯일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한 글쓴이의 시선을 더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구꽃님 소설 쓰셨으면 좋겠어요. 워낙 필력도 좋으시고, 표현력도 뛰어나시고, 갖고 계신 이야기도 풍부하셔서, 살아온 삶에서 재료를 건져 이야기로 엮어내시면 정말 기쁜 마음으로, 한 사람의 팬으로 읽게 될 것 같아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살구꽃 ·
2023/06/03

@연하일휘 긴 글 읽느라 애쓰셨어요. '선녀'는 정말 그 아이 본명인데 다르게 쓰려다 '선녀'여야 할 것 같아서,,, 이 글을 우연히(그럴리 없을거라고 믿고 싶~) 선녀가 본다면, 
아, 쫌 괴로워지겠죠? 예쁜 조카가 생기니 일휘님 눈에 모든 것이 예뻐보이나 봅니다. ^^
꼬물꼬물 움직이는 갓난조카에게 눈을 못 뗄 것 같아요. 조카도 산모도 일휘님도 건강하시길~ :)

살구꽃 ·
2023/06/03

@박현안 
오래전 위화 작가의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는 한참 잊고 있었는데, 뜻밖의 현안님의 댓글을 읽으니 '얼에모'가 제게 뭔가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마감전에 써서 냈는데 너무 길어져서 혹시 평해주실 분들에게 부담이지 않을까 미안해집니다. 
<가랑비 속의 외침> 메모했습니다. :) 

위화 작가의 ‘가랑비 속의 외침’을 읽는 것 같았어요. 시대의 풍경을 성실히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빛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7천자에 달하는 글을 한 번에 읽게 만드는 살구꽃님의 필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살구꽃 ·
2023/06/02

@진영 
사춘기때라 열등감에 시달렸던 기억이 
글로 나온 것 같아요. 후련하네요. 남은 거 다 
긁어 쓰면 개운해지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 

나철여 ·
2023/06/02

@살구꽃 동서의 글 183개를 하나하나 한나절 내내 읽게 만들었으니...내눈이 침침...어쩔...

곧 꽃님의 공감글로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준비 중...
"학이지지 생이지지 곤이지지"... 그 중 그대는 생이지지라~~~^&^

살구꽃 ·
2023/06/02

@나철여 
행님요~ 긴글 읽으시느라 눈 피로 하실 듯.
호랑지빠귀새 울음소리를 찾아 들어보니 누군가를 정말 부르는 것 같더라구요. 
분위기 좀 잡다가 형님한테도 전하고 싶었어유~. 
주말앞둔 오늘 금욜이 특별해지네요. 한 달에 두 번은 더 특별할 것 같아요. ^^* 

아멜리 ·
2023/06/08

'상도동 사람들'이라는 소설 속 한 챕터인 '소문과 진실'을 읽은 느낌이에요. 등장인물의 특징이 분명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힘도 놀랍고요! 저는 백수린 작가의 '친애하고 친애하는'이 떠올랐어요. 멋진 글 고맙습니다!

연하일휘 ·
2023/06/03

그냥 한 번에 읽어내려간 것 같은데....7천자라니!! 다 읽고나서 놀랐어요. 와- 역시 살구꽃님.....한 편의 예쁜 소설을 읽어내려간 느낌입니다. 선녀의 이야기........한동안 여운이 길게 남을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