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식사

육십세
육십세 · 무얼 하건 적당히 대충하지 말라.
2022/05/03
다국적 식사



보편화된 기술과 재료는 뒷길을 좋아해요

날씨 따라 어울리는 글로벌
특별한 안부는 생략해요
내일 만나도 다시 만나도 눈인사로 충분해요

새벽에야 문 닫고 들어간 취기는 북적거리는 가정을 몰라요
밀폐된 공기를 나누며 바뀐 요일을 꼽는 점퍼와 슬리퍼들
찢어진 모서리는 같은 습성으로 몰리죠

국적은 다양해도 발설하지 않아요
우리가 언제 울타리를 만들었나 언제 대단한 걸 꿈꿨나

모여 앉은 웃음이 국경을 넘어요

억양으로 저마다의 고향을 가정해요
개별적인 가정을 소비하고 지불해요

귀에 딱지 앉은 기분은 뒷모습만 남기고
골목은 재빨리 그림자를 지워요

밝음 속으로 들어간 홀로 섬들
바뀐 내일에 집중해요

- 최연수, 시 '다국적 식사'


쌀은 국내산, 고춧가루는 중국산, 고등어는 노르웨이산.
밥을 차려주는 이는 어딘가 억양이 달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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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얼 하건 적당히 대충하지 말라. 열가지를 해야 한다면 스무 가지를 하라. - 데니스 웨이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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