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과연 인간만의 영역을 남겨둘까 - 바이오 사이보그의 가능성(1)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3/19
인간을 닮은 기계, 기계를 닮은 인간(리드리드출판사)

1.  기계의 인간화, 인간의 기계화
 
인간은 태초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닮은 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고대 그리스의 피그말리온 신화에서부터 19세기 초에 지어진 소설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1950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에서까지 자신과 닮은 존재를 만들려고 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는 계속 되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욕망되는 동시에 경계되어왔다. <프랑켄슈타인> 속 창조자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세계는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에 의해 가족, 친구, 약혼녀까지 살해 되며 폐허가 되어버렸고, <아이, 로봇> 에서 로봇들은 <로봇공학 3원칙> 에 의해서 지배되지 않고 끊임 없이 딜레마를 만들어내며 인간에게 위협이 되었다.

상상 속 욕망과 경계의 이야기들은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로 실재하게 되었다. 지난 2017년 최고의 인간 바둑기사와 최고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4대1로 꺾었을 때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비록 알파고가 기존의 기보를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된 수를 둘 수는 있지만 실제 인간과의 대결에서 발생하는 예외적인 수들까지 대처하지는 못 할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이미 학습한 기보를 바탕으로 수를 예측하는 것을 넘어서서 계속해서 스스로의 성능을 향상시키며 인간조차 생각해낼 수 없는 창의적인 수로 수 천년 동안 이어져왔던 바둑계의 기존의 통념을 깨뜨렸다. 이제 사람들은 기계에게 또 하나의 ‘인간만의 영역’을 인공지능에게 내주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알파고의 1패에서 사람들은 아직 인간이 기계에게 완벽하게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희망’이 있다며 안도했다. 그리고 과연 기계가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공감하고 연민하는 것처럼 감정을 가질 수는 있을지 물으며, 계속해서 남아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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