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화장실도 참아요”…몰카 공포가 바꾼 여성들의 일상
2024/01/31
불법촬영 적발 건수만 6000건 훌쩍, 약 30%만 구속 나머지는 전부 불구속
대담·교묘해진 몰카 범죄에 여성들 불안 증폭, 공공장소 화장실·탈의실 기피
#2.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홍수아 씨(가명)는 옷을 한 번 사 입으려면 상당한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과거 탈의실 몰카 등의 사건 이후로 매장 탈의실 이용을 자제하는 탓이다. 옷 마다 약간의 디자인 차이가 있어 한 사이즈 크게 입거나 작게 입을 때가 많은데 직접 입어보는 게 어렵다 보니 우선은 적당한 사이즈를 사서 집에 와서 입어본다. 만약 옷이 잘 맞으면 다행이지만 잘 맞지 않으면 다시 가서 사이즈를 교환한다. 옷 한 번 사려면 매장을 두 번 방문해야 하는 셈이다.
소위 ‘몰래카메라(이하 몰카)’라 불리는 불법촬영 범죄가 여성들의 삶을 갈수록 힘들게 만들고 있다. 범죄 우려 때문에 평범한 일상조차 침해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위 사례에서 보듯 예전엔 아무렇지 않았던 공공장소 화장실 이용이나 의류 매장 탈의실 이용 등도 이젠 상당한 각오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 돼 버렸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치밀해지는 범죄 수법과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처벌 기준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안경·시계 등 기상천외 몰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