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불법녹음 사건 재조명 1] 영화 '앵무새 죽이기'의 에티커스

류재연
류재연 인증된 계정 · 정교사, 기간제 교사, 그 후 교수
2024/04/23
나는 영화광도 아니고, 영화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다.  안면인식 장애가 살짝 있어서 여성 주인공이 머리나 옷을 조금만 바꾸어도 가끔 영화 전체의 맥락이 흐트러지기 일쑤다.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이명을 느끼지 않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극장에 갔다. 덕분에 코로나 전에는 수년간 1년에 거의 50편 가까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그런 이유로 본 영화가 아니라, 영화 보며 주인공을 멘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최애 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1962년에 제작된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를 선택한다. 몇 살에 영화를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한 건 영화를 볼 당시 나는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그레고리 팩이 주연했기 때문에 보았다. 문학적 감성과 눈치가 별로 없었지만 나는, 새장 속 앵무새가 왜 죽어야 하는지는 궁금했다. 
   
영화 ‘앵무새 죽이기’에서 앵무새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mockingbird’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mockingbird는 ‘흉내지빠귀’다. 영어로 앵무새를 검색하니 ‘parrot’이라고 뜬다. 나는 흉내지빠귀가 뭔지 모른다. 앵무새는 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번역가는 앵무새 이미지가 친근해서 흉내지빠귀 대신 앵무새로 번역한 것 같다. ‘지빠귀 죽이기’라고 하면 사람들이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앵무새 죽이기라고 하면 의문을 갖고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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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학생들과 생활하다 교수가 되었어요. 교사 시절 급훈은 '웃자'와 '여유'. 20년 교수 생활 내내 학내 부조리와 싸우다 5년간 부당 해고, 파면, 해임되었다 복직 되었어요. 덕분에 정신과 치료, 교권 확립, 학교 상대 나홀로 소송의 노하우를 선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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